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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공익요원 위치확인 전자칩 '물의'
입력2004-06-01 09:08:43
수정
2004.06.01 09:08:43
근무지 이탈 방지…'인권침해' 반발
서울지하철공사가 지하철 역사에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이 근무지에서 제대로 근무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자칩을지급,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4호선 역사에 질서유지 업무를 하는 공익근무요원의 근무지 이탈과 근무태만이 잦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달 24일 전자칩이든 근무자 위치표 250여개를 각 역에 2개씩 보급했다.
이 전자칩은 지하철 승강장에서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이 근무지에 갖고 나가는것으로 불시에 순찰자가 순찰을 하면서 공익근무요원이 제자리에 있는 지 확인한 뒤순찰자의 칩과 교차하면 그 시각이 칩에 기록된다.
현재 지하철 1∼4호선에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 1천184명은 반드시 전자칩이 내장된 카드를 목에 걸고 지하철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익근무요원들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시민단체에서도 `인권침해'라며 강하게 지적하고 나섰다.
한 공익근무요원은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며 전자칩으로 근무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상당히 불쾌하고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공익근무요원들 사이에서 이전자칩은 `개목걸이'로 통한다"고 불만스러워 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간사는 "병역의무를 하는 공익근무요원이라 해도 명백한 노동감시로 볼 수 있다"며 "전자칩을 통해 근무지를 확인하는 행위는 상당한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간사는 "범죄예방용 폐쇄회로TV가 모든 국민을 범죄 예비자로 보듯이 지하철공사의 이같은 행위는 공익근무요원을 예비 근무태만자로 간주하는 것"이라며 "관리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한 편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도 "일종의 감시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인권침해로 볼 수 밖에 없다"며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한다 해도 인간의 존엄성과 사생활은보장돼야 하고 전차칩을 통한 감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도 보호관찰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감시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인권침해 논란으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떻게 이런발상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반발이 잇따르자 지하철공사측은 "최근 지하철 자살사고와 테러위협이 높아지고승객 질서유지 때문에 공익근무요원이 승강장에서 상시근무를 하고 있는데 근무지를이탈하는 사례가 많아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2호선의 한 역장은 "공익근무요원들이 근무지를 이탈해 PC방 등에서 놀면서도 이를 지적하면 `증거를 대라'며 근무지에 있었다고 우기는 사례가 많았다"며"전자칩에 시간이 기록되면 이러한 근무태만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역장은 "순찰자는 청원경찰 등으로 구성되는 데 이들도 순찰을 잘 돌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이들의 근무실태를 관리하는 데도 전자칩이 쓰인다"고 귀띔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정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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