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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바이오벤처 사모증자는 '로또'?

차바이오텍 증자 20여곳 몰려 투자 경쟁

비상장 바이오벤처에 서로 돈을 대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주간사를 정해 투자자를 고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또 투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 하나에 해당 기업의 주가가 뛰는 현상이 빚어지는 등 요즘 불고있는 '바이오' 열풍의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1999년 정보기술(IT) 호황 때 IT 벤처를 찾아나섰다가 거품 붕괴와 더불어 쓴맛을 맛봤던 시중자금이 세월이 흐른 지금 바이오벤처에서 만회의 기회를 찾고 있기때문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자처 찾기에 혈안인 시중자금으로부터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으며 이례적인 절차의 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제대혈 보관 및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업체인 차바이오텍. 포천중문의대 차병원이 줄기세포연구를 위해 2000년 9월 세운 이 회사는 자본금21억6천만원 규모에 지난해 매출액 45억5천만원, 순이익 6억원 등을 올린 초기 성장기 단계에 있는 바이오벤처다. 차바이오텍이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으려 한다는 소문이 돌자 국내 내로라하는증권사들이 '우리가 딜을 맡게 해달라'며 몰려들었다. 치열한 경쟁 결과 '증자는 물론 향후 상장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업계 선두인 삼성증권에 주간사 업무가 돌아갔다. 삼성증권은 이 사모증자건에 국제적 거래에 버금가는 절차를 따르는 등 무엇보다 공정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차바이오텍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만을 제공했는데도 20곳이 넘는 투자자들이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할 정도로 높은 관심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투자의향을 밝힌 곳 중에는 벤처투자가 전업인 벤처캐피탈 이외에 은행, 국내외사모투자회사(PEF), 제약사, 일반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포함됐다. 이들 대부분은 주간사에 비밀유지각서를 쓰고 보다 자세한 회사 정보를 얻은 뒤정식 투자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이들이 제시한 주당 매입가격과 투자금액 등의 조건을 따져본 뒤 최근 한국기술투자와 위즈정보기술을 차례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비상장기업의 지분 일부를 가지는 사모증자 과정이 경영권을 양도하는 상장기업인수.합병(M&A) 절차를 방불케한다. 이런 현상은 이른바 '황우석 박사 효과'에 힘입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가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술투자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되자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치솟고 앞서 코스닥기업인 A사는 포천중문의대에 연구개발비로 3억원을 투자하는 산학협력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며칠간 급등하기도 했다. 차바이오텍처럼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중인 메디포스트가 지난달 코스닥상장을위한 공모주 청약을 하자 경쟁률이 814 대 1에 달하며 2조원의 청약자금이 몰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은 물론 향후 이를 상업화하는데대형 병원과 직접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차바이오텍이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바이오산업(BT)이 성장산업이라는 인식아래 기관투자가들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제약 등 유관업종은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바이오벤처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바이오 테마에 편승해 자사 주가를 올리려는 의도로 보이는사례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개인들이 장외 바이오벤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면서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자금을 회수하는데 유형에 따라 2∼5년이 걸리는 것을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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