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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한국증시 잇단 러브콜
입력2009-01-07 18:45:58
수정
2009.01.07 18:45:58
외국계 증권사, 한국증시 잇단 러브콜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패닉에 빠졌던 한국시장이 정상화되고 있어 주식시장 비중 확대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UBS증권)
“2009년에 한국증시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며 1ㆍ4분기가 한국 주식을 재매수할 좋은 시점이다.”(크레디트스위스증권)
지난해 한국증시에 대해 비관 일색이었던 외국계 증권사들의 시각이 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개별 종목과 관련해서는 투자의견 하향보다는 유지 또는 상향 조정이 간간이 있었지만 이제는 전체 증시에 대해 시각이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머징 국가 내에서도 한국증시가 비교 우위에 있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2009년에는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아니라 이크(ICKㆍ인도, 중국, 한국)를 주목하라”고 보도하며 이머징 국가 중에 한국증시 잠재력을 부각시킨 바 있다. 메릴린치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보다는 중국 주식을, 대만보다는 한국 주식을 사라”고 밝혔다.
◇왜 호의적으로 바뀌었나=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원ㆍ달러 환율 하향 안정세 ▦한국의 시중 금리와 신용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이)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완화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저가 매력 부각 등이다.
UBS증권은 “회사채 금리 수준은 여전히 높지만 지난해 말 이후 하향 안정된데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상황이 개선됐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도 지난 5일 발간한 보고서에는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신용 스프레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며 “현재 미국의 신용스프레드가 하락하고 있어 향후 3~6개월 동안 주가 반등의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환율 안정이 가장 큰 호재다. 환율 변동성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고 여전히 원화 값이 싸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원화 값이 오를 경우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화가격은 지난 한해 동안만 35% 떨어져 인도네시아ㆍ멕시코ㆍ러시아와 같은 나라보다 통화가치가 절하됐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전무는 “외국인들에게는 환율 안정이 주요한 이슈”라며 “여전히 원화 값이 싸기 때문에 장기투자자금의 경우에는 이후에 환차익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UBS증권도 환율에 대해 “최악의 원화 약세는 이미 지나갔다”며 “원화 약세로 인한 기업들의 환차손이 없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매수 파죽지세=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외국인 매수세도 파죽지세다. 7일 외국인들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이 기간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서 1조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ㆍLG전자ㆍLG디스플레이와 같은 대형 IT주와 KB금융ㆍ신한지주 등 금융주를 사들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많이 팔았던 조선주와 건설주 비중도 늘렸다.
◇“2009년은 한국 주식 매수 기회”=그러나 실물경기 침체라는 근본적인 악재가 버티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의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증시가 워낙 떨어진 것에 대한 기술적인 반등 정도라는 것이다.
CLSA증권은 “단기 랠리를 이어갈 것은 예상된다”면서도 “경기부양책ㆍ금리인하와 같은 호재가 다 반영되고 나면 실물경기 침체라는 근본적인 벽에 부딪혀 주가는 다시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주가가 다시 한번 조정을 받는다면 2009년은 투자자들에게 한국 주식을 살 역사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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