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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벤처인 열전/AIO] 김인곤 사장 인터뷰
입력2000-01-03 00:00:00
수정
2000.01.03 00:00:00
김인곤(金寅坤) AIO 사장은 이같은 실리콘 밸리 문화를 입증해 주는 산 증인이다. 金사장은 비행기 정비병으로 군복무를 마치자 마자 지난 79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에서 돈을 벌어 집을 마련한 뒤 선반 위에 양주를 빼곡히 진열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전주공고 졸업이 최종학력인 金사장은 마침내 자신의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했다. 양주를 빼곡히 진열하지는 않고 있지만 실리콘 밸리의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_ 반도체 장비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미국으로 건너와 반도체 회사에서 정비기사로 일하면서 반드시 내 사업을 해야겠다고 평소부터 생각했다. 돈은 없어도 사업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낮에는 내 사업을 하고 밤에는 부업을 통해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지난 88년 회사 설립과 함께 반도체 장비의 유지 및 보수 서비스를 시작했다.
_ 돈이 없었다면서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창업자금은 사무실 임대비가 전부였다. 그것도 보증금은 아내가 이웃들로부터 꾼 돈으로 마련했다. 물론 첫달 임대료는 사업을 하면서 조달했다. 아내는 정신적인 면에서도 큰 힘이 됐다. 사업에 대한 의사를 밝히자 아내는 『당신은 할 수 있어요』라며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_ AIO는 성공적인 벤처기업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은 있는가.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확대할 계획은 없다. 오히려 핵심 역량을 제외하곤 아웃소싱을 통해 회사 조직을 유선화(流線化)할 방침이다. 턴키 방식으로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핵심기술 관련 부서 및 인력을 제외하곤 모두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경기변동폭이 큰 반도체산업에서 조직 유선화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이 이것저것 손을 대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_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고비가 있었다면.
두 차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모두 자금난 때문이었다. 첫번째 고비는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겪었다. 그러나 인내와 끈기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두번째 고비는 지난 98년 본격적인 장비 개발에 나서면서 심각한 현금부족이 빚어졌을 때로 고생을 했지만 큰 교훈을 얻었다. 그 교훈은 목표나 열망도 좋지만 자신의 현재 여건을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_ 경험을 토대로 볼때 벤처기업의 성공 요건이라면 무엇인가.
전문성, 틈새시장에 대한 통찰력, 탄력적인 경영 등을 제시하고 싶다. 어느 기업 경영에나 마찬가지지만 전문기술이나 전문인력을 확보치 않고서는 벤처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또 조직, 자금력 등 모두 열세인 벤처기업은 틈새시장을 경쟁기업들보다 먼저 파악한 후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와함께 경기변동 등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조직운영 및 경영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_ 후배 벤처기업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도 책을 많이 읽으라고 강조하고 싶다. 똑같이 대학을 나와도 꾸준히 책을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큰 차이가 나게 된다. 특히 사업을 하는 사람은 평소에 많은 양의 독서를 통해 변화의 기류를 파악해야 한다.
_ 개인적인 희망이나 취미를 살리고 있는가.
무취미가 취미다. 꾸준히 책을 읽고는 있지만 독서가 취미는 될 수 없지 않은가. 내가 아직도 가보지 않은 곳이 세 군데가 있다. 바로 골프장, 노래방, 룸살롱이다. 대신 시간이 나는대 로 신앙서적, 철학서적, 경영전문서를 애독한다. 최근 읽은 경영전문서로 피터 드럭커의 「21세기의 경영 위험」(MANAGEMENT CHALLENGE FOR THE 21ST CENTURY)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개인적인 희망이라면 크리스찬 센터를 건립, 한인 이민 사회가 가정에서의 화목을 지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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