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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라이프] 인터넷 '포털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03년 8월5일 뉴욕타임스의 1면 머리기사는 이런 제목으로 시작했다. 『디즈니사 홈페이지의 6월 방문자수는 ○억명으로 지난해 인터넷 포털 서비스 1위를 다투던 야후와 라이코스를 6개월동안 앞서고 있다』는 말로 기사는 이어졌다. 디즈니사 뿐만이 아니다. CNN, 타워레코드, 20세기폭스사와 타임 워너 등은 물론 인터넷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빨간 캔」 코카콜라마저 기존 포털 서비스들을 「가뿐히」 제쳤다는 내용이 기사에 들어 있다.국내 인터넷 시장에서는 요즘 너도나도 포털을 하겠다고 난리다. 야후, 다음, 네이버, 라이코스 등 이른바 포털서비스는 국내 최고의 인기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그 밑에는 여성포털, 게임포털, 교육포털, 쇼핑포털, 세대별 포털 등 요즘 인터넷 사업하는 회사치고 포털을 빼면 속된 말로 「시체」다. 가히 포털 전성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2003년의 가상스토리는 정말 가상일 뿐일까. 현재 인터넷을 주름잡고 있는 포털의 시대가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나오고 있다. 포털(PORTAL)은 인터넷의 관문 서비스. 보통 정보검색이나 디렉토리(정보 분류), 무료 메일·홈페이지 서비스가 포털이 된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곳에 와서 다른 필요한 곳을 찾아간다는 것이 포털의 기본 개념이다. 그러나 이 역할이 점점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포털은 김포공항과 비슷한 겁니다. 김포공항이 한 개 있었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만 공항이 100개가 돼 보세요. 사람들이 흩어지기 마련입니다. 2~3년 뒤면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LG인터넷 김창민 서비스기획팀장) 라이코스코리아의 홈페이지 맨위에는 「당신을 위한 인터넷 가이드」라는 말이 있다. 포털을 상징하는 이 말은 아이러니컬하게 포털의 한계도 함께 드러낸다. 「가이드」는 잘 모를 때 도움이 된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잘 알게 되고, 쉽게 사용하게 되면 포털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이 하루에 방문하는 홈페이지는 많지 않아요. E-메일, 신문이나 방송 뉴스, 대중문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웹사이트 1~2개죠. 다 자기들이 주소를 알고 책갈피(북마크)해놓습니다.』(천리안 황보순 대리) 결국 「모르는 곳을 찾아간다」는 포털의 나침반 기능은 보통 사람들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 포털 서비스들도 이점을 일부 수긍한다. 라이코스코리아의 조경달 부사장도 『인터넷이 보편화될수록 (현재 형태의) 포털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약해질 것』이라고 밝힌다. 그렇다면 「포털 이후」는 무엇이 주류가 될까. 많은 사람들은 「목적지 웹사이트」를 「포스트 포털」로 손꼽는다. 포털은 출발지일 뿐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실제로 자신이 활동을 하는 곳, 정보를 얻고 서비스를 받고, 쇼핑을 하는 곳. 이곳이 포털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전문가들은 「포스트 포털」로 뉴스(신문, 방송, 잡지), 엔터테인먼트, 인터넷 소프트웨어가 동작하는 웹사이트 등을 든다. 디즈니, 타임워너 등 미국의 방송, 신문, 영화사 등은 이미 하나의 그룹으로 통합되고 있다. 포괄적이고 대중적인 정보와 즐거움을 갖고 있는 이들이 머지 않아 포털의 인기를 앞지를지 모른다. 간단한 검색엔진과 무료 E-메일, 홈페이지 등은 이곳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워드를 비롯해 각종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에서 쓸 수 있는 곳도 유력한 「포스트 포털」이다. 「전자비서」 웹사이트인 셈이다. 코카콜라, 맥도널드, IBM 등 네티즌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 역시 「포스트 포털」로 나설 수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역시 손꼽히는 곳은 신문이나 방송사 홈페이지. SBS가 최근 인터넷기업을 세우겠다고 발표하는 등 많은 매체들이 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포털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곳이 신문사 홈페이지다. 음악, 영화, 만화 등 대중문화에서 독보적으로 뜨는 웹사이트가 앞으로 야후와 다음의 인기를 누를지도 모른다. /김상연 기자 DREAM@SED.CO.KR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지금의 「포털」입지는 약해지고 대신 목적지 웹사이트들이 「포스트 포털」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 그래픽=문현숙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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