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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홍석현씨 소환

97년 불법대선자금 전달책 역학 등 집중 추궁<BR>국정원, DJ정부때 政·財·언론계 1,800명 도청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청사로 들어서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기습시위를 벌이며 홍대사를 둘러싸고 있다. 이날 청사앞에서는 수십명의 취재기자와 시위대, 홍 전 대사측 인사 등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소란스런 상황이 연출됐다. /김주성기자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6일 참여연대가 안기부 X파일을 근거로 고발한 ‘삼성 불법대선자금 제공’ 사건과 관련, 석현 전 주미대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홍 전 대사의 검찰 출석은 지난 99년 9월 보광그룹 탈세사건으로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구속된 후 6년여 만이다. 검찰은 홍씨를 상대로 삼성이 97년 여야 대선 후보측에 불법자금을 제공하는 과정에 ‘전달책’ 역할을 했는지, 그해 추석을 앞두고 전ㆍ현직 검사들에게 삼성의 ‘떡값’을 돌렸는지 등을 조사했다. 또한 홍씨가 당시 ‘삼성 돈 30억원’을 대선 후보에게 전달하지 않고 중간에서 가로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홍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9월24일 주미대사직에서 물러난 뒤 미국에 체류하다 검찰의 두 차례 소환통보를 받고 이달 12일 귀국했다. 한편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은 언론사 세무조사에 항의해 단식농성을 했던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도 불법감청했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밖에 정부를 비판했던 유명 언론인, 임동원 당시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으로 여당과 갈등 관계였던 자민련 의원 등 야당도 도청의 타깃이 됐다. 당시 국정원은 이들 인사 외에도 정ㆍ재ㆍ언론계 인사 등 1,800여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유선중계망 감청장비인 ‘R-2’에 입력, 24시간 상시 도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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