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도서관 구축 등 그동안 B2B(기업과 기업간)에 머물러 있었던 전자책 시장이 B2C(기업과 소비자간)로 급격히 중심 이동을 하고 있다. 이는 특히 교보문고ㆍ예스24 등 대형 출판 유통업체가 뛰어들면서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자책 판매가 활발해진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B2C 전자책 시장 노른자위로 떠올라 =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825억원으로 추정되는 전체 전자책 매출 가운데 약 48%인 400억원이 B2C에서 나왔다. 이는 2003년 전자책 시장 매출 306억원의 28%(약 86억원)정도의 비중을 차지했던 B2C 사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을 의미한다. 교보문고ㆍ예스24 등 대형 서점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B2C 매출액이 증가한 것. 교보문고는 지난해 3월 전자책 판매 전문사이트 ‘제노마드(www.genomad.co.kr)’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자책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개발한 전자책 컨텐츠만 총 3만종. 제노마드의 일일 방문객은 2만 명에 달할 정도이며, 교보문고의 지난해 전자책 매출액 30억원 가운데 10억원이 B2C 시장에서 나왔다. 예스24도 네티즌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예스24는 지난해 전자책 선도업체인 ‘북토피아’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디지털 매체에 어울리는 콘텐츠 확보에 더 이상 늦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전자책을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홈페이지도 개편, 매출이 월 평균 10%이상 증가하고 있다. 북토피아는 예스24ㆍ인터파크 등 인터넷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전자책 매출이 지난해보다 무려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모바일북인 유북(U-book) 다운로드 횟수도 2배 늘었다. 유북 다운로드 횟수는 지난해 1월 1,960건에서 12월 4,230건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북토피아의 매출액 107억원 가운데 B2C부문은 28%(30억원)을 차지했다. B2C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30% 신장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 출시가 시장 확대의 전기될 듯= 전세계적으로 B2C 전자책 시장이 큰 대표적인 경우는 일본. 전체 시장의 46%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노무라연구소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모바일북 시장 매출은 2004년 12억엔(93억원)에서 2005년 45억엔(35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전자책 시장의 가장 상업적인 성공 케이스는 일본으로 전자책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각광을 받는 등 모바일북 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말부터 시작한 국내 모바일북은 오는 6월 이내 판매될 전자책 전용 휴대폰이 출시되면 B2C시장 확대의 큰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한 전자책으로만 볼 수 있는 전용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SBS 드라마 ‘마녀유희’의 원작 ‘개인비서’는 올 초 전자책으로 나온 소설이다. 소설 ‘강안남자’를 쓴 이원호 씨도 올 초 소설 ‘질주시대’를 모바일북으로만 독점계약했다. 전자책 전용 콘텐츠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아직 번역도서에 대한 콘텐츠 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우선 해결해야 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원저작자와 전송권에 대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해리포터’ 시리즈, ‘다 빈치 코드’ 등 베스트셀러 소설을 전자책으로 제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구매할 가능성이 큰 해외번역소설을 전자책 콘텐츠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전송권 계약을 다시 맺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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