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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회복 당분간 쉽지 않다

KDI·삼성·LG硏 "적정수준에 미달"

투자가 한국경제를 끌어올리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경기회복의 주요 변수인 투자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정 수준에못 미치고 있다. 더욱이 투자는 당분간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중소기업.서비스분야 과잉공급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국내보다는 해외투자가 유리할 수 있으며 ▲기술집약적 분야에서도 투자 아이템을 발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설비투자 회복 기미 안보여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추계 지수(2000년=100)는 지난 10월에98.1로 작년 동월보다 1.7%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지난 7월에 4.2%로 기대를 모았던 이 지수 증가율은 8월에는 -0.7%, 9월에는 -1.9%로 주저앉았고 10월에도 소폭의 증가세에 그쳤다. 10월의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도 작년 같은 달에 비해 불과 3.7% 늘어났다. 올들어 10월까지 평균치로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가 증가해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생산능력 저성장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10월 평균 기준 생산능력 증가율은 96년 8.5%, 97년 5.4%, 98년 4.2%, 99년8.2%, 2000년 11.3% 등으로 비교적 높았다. 그러나 2001년에는 3.4%로 주저앉았고 2002년 2.8%, 2003년 3.2%, 2004년 4.8%에 이어 올해에는 다시 2%대로 추락했다. 2001∼2005년 5년간 생산능력지수 증가율은 평균 3.4%로 96∼2000년의 평균 7.5%의 절반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 제조업 공동화 등과 연관된 구조적 문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한국 경제가 이런 투자 부진 국면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부진의 원인이 산업구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반도체 등 기존 정보기술(IT)산업 이후 확신을 갖고 투자할만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지 못한 데다 '공동화'를 겪는 제조업을 대체할 서비스 산업도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이제 저부가가치 산업은 중국에 투자하고 국내에서는 기술집약적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나 아직 연구.개발 역량 등이 부족해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 아이템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원 JP모건 상무는 "중소기업의 생산시설이 중국 등으로 이전하면서 제조업의 공동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빈자리를 서비스업이 메워야 하지만 이런 산업구조개편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투자가 부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기업 입장에서 투자할 새로운 사업기회가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주주 자본주의'의 정착으로 주주들의 견제가 심해지면서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업에는 과감히 진출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 투자회복 쉽지 않다 이런 문제들은 모두 단기간내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확연한 투자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신인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이 5%안팎으로 낮아진 상태에서 외환위기 이전의 높은 설비투자 증가율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투자가치솟아 오르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고 회복되더라도 매우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전망했다. 권 위원도 "일단 소비가 살아나고 있으므로 소비 회복이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선순환을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의 흐름으로 미뤄 내년 투자 회복 전망에 불확실성이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투자가 기대만큼 살아주지 않을 경우, 소비가 홀로 이끄는 경기회복은 곧 한계를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상무 역시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을 6.8%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는 올해 투자 증가율 추정치 4.3%를 웃도는 것이지만 지난 5년간의 투자 부진을 고려할 때 진정한 회복이라고 평가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JP모건 임 상무는 내년 한국의 고정투자 증가율이 3.5%에 그칠 것"이라면서 "구조적 투자 부진과 소비 침체의 악순환이 계속될 경우 결국 우려하는 저성장 국면에빠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고▲정부는 상대적으로 낙후돼 투자 여지가 풍부한 서비스업 육성에 노력해야 하며 ▲전체 사회가 기업들의 경영의욕을 복돋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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