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55와 백56은 각각 최선이었다. 흑55로 상변을 지키겠다고 참고도1의 흑1로 받으면 백2,4가 좋은 수순이 된다. 흑은 좌우를 연결할 방책이 없다. 백56은 이렇게 차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흑57로 두점머리를 얻어맞아도 백58로 버티는 수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백66은 아마추어들이 음미해둘 만한 수순. 실리를 챙긴다고 참고도2의 백1로 두는 것은 흑2,4로 봉쇄되어 백의 불만이다. 흑의 외세가 백의 실리를 압도하는 절충인데다 장차 흑A로 두는 수가 상변 백의 사활을 추궁하는 선수가 되므로 우변의 백진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될 공산이 크다. 흑으로서는 일단 급소인 67을 선점하여 수습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 흑77까지는 외길 수순이고 여기서 백78로 사활을 추궁한 것은 예정 코스. 고바야시 고이치를 비롯한 현지 검토실의 고수들은 백이 기분좋은 전투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었다. ‘고월드’의 기자들은 고바야시 고이치를 둘러싸고 주로 잡다한 신변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린하이펑의 연구회에 주로 나가던 장쉬가 최근에는 고바야시 선생의 연구회에 더 많이 나온다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 기자가 이렇게 묻자 고이치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양쪽에서 환영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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