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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외국계은행 겨냥 실제론 조선업계가 타깃

정부 "업계, 환헤지 나서라" 일종의 경고<br>차입 주춤하겠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듯<br>시장선 앞으로 나올 추가대책에 더 촉각


“시장에 알려진 내용이다. 별다르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 “외화차입이 다소 주춤해 지겠지만 (정부가) 원하는 수준이 될지는 모르겠다.” (외국은행 지점 관계자) 손금인정 한도 축소, 외화대출 용도 제한 등 단기외채 대책에 대해 정부나 외국계 은행이나 큰 효과는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외채의 유입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선업체를 중심으로 수출기업의 환헤지 수요가 상존하는 한 이를 충족하기 위한 공급(외화 유입)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추가적인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시장에서 제대로 반응하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둔 전략적 발언이라는 것이 재경부의 설명이다. ◇고심 끝 카드, 타킷은 조선업계=몇 개월 동안 정부는 동원 가능한 단기외채 대책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대책 수위를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가 대립했다는 후문이다. 장고 끝에 첫 선을 보인 대책은 외은 지점의 본점 차입이자에 대한 손금인정 한도를 자본금의 6배 이내에서 3배로 축소하고 외화대출 용도를 엄격히 규제하는 것이다. 손금 인정 한도를 절반으로 축소하면 그 이상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부담하게 되는데 정부는 이 조치를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외화 대출 용도 제한에 대해 권 부총리는 “현재 한국은행이 세부 시행방안을 검토 중으로 곧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뒤 “기계매입, 설비투자 등 실수요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외화를 원화로 바꿔 운전자금으로 사용하는 비실수요 부문이 규제대상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현재 올해부터 한국은행의 창구지도로 외화 대출의 경우 사실상 실수요가 아니면 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는 창구지도로 돼 있는 것을 명문화해 좀더 명확히 규정하자는 취지라는 것이 재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정부의 단기외채 대책은 표면상 외국계 은행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타킷은 조선업계다. 조선업계로 하여금 소극적인 환헤지에 나서도록 하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추가 대책에 더 촉각=시장 영향을 묻는 질문에 재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국지점이 좀 아플 것이다”고 말한 뒤 “하지만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좀더 두고 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실무자도 “강경파와 온건파가 대립하면서 이번 대책은 시장에 시그널을 주는 정도로 압축됐다”며 “시장이 이미 알고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이번 대책은 단기외채 규제가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 시장에서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는 의미다. 외은 지점의 한 관계자도 “선물환을 팔려는 국내 기업이 있는 한 쉽게 단기외채가 줄어들겠냐”며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은 있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앞으로 나올 추가 대책에 오히려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정부도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외채가 늘면 추가적인 방안도 강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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