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당시부터 성장 한계가 지적돼 온 사료사업이지만, 눈을 밖으로 돌리면 얼마든지 성장은 가능합니다.” CJ㈜ 사료 BU본부장인 이병하 부사장의 사무실에는 커다란 세계지도 한 장이 붙어 있다. 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공장들을 거느리는 CJ 사료사업 부문은 지난해 처음으로 터키에 공장을 설립한데 이어 장차 동유럽까지도 발길을 넓힐 계획이다. 연내에는 중국에 4개 공장을 추가로 세울 예정이며, 베트남 북부로의 진출도 검토중이다. CJ그룹이 올해의 화두로 삼은 글로벌 경영에서 소위 ‘사양사업’인 사료사업이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사료시장은 95년부터 정체되고 있지만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은 여전히 성장성이 있는 시장입니다. 앞으로 해외 사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서 2013년까지는 매출 2조5,000억원을 달성, 사료업계 세계 5위를 꿈꾸고 있습니다.” CJ 글로벌경영의 원년인 올해는 타이밍 좋게도 사료부문의 해외사업 비중이 국내 비중을 앞지르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비중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95년 이후 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는 정체에 빠진 국내 시장에서도 올해는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 축산농가와 계약을 맺어 원료 공급부터 육가공 제품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연계시키는 ‘인테그레이션’ 작업을 올 초부터 진행중. 축산물 가격 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덜 수 있어 총생산비가 절감되는데다, 이미 CJ가 운영중인 육가공 브랜드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이 부사장은 “올해 돈육에서 연간 10만두, 장기적으로는 육가공사업 총 수요인 30만두를 전량 계약농가에서 조달하고, 조만간 닭도 계약사육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국내 시장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81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당시 제일제당에 사료사업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는 이 부사장. 지금 그는 ‘사양사업’으로 세계를 누비는 CJ㈜의 든든한 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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