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매년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죽 외식 업체는 기존 즉석죽 시장을 위협하며 대표적인 외식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본죽을 비롯해 죽이야기, 맛깔참죽, 현죽 등 주요 죽 전문 외식 브랜드는 지난 2006년부터 가맹점수를 꾸준히 확대해 그 규모가 현재 1,500여개로 늘어나는 급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2년 죽 전문점을 최초로 오픈한 본죽은 7년만에 가맹점 1,000호점을 돌파했고 2004년 사업을 시작한 죽 이야기도 지난해 257개까지 가맹점이 증가했다. 연 매출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해 본죽은 작년말 본사 매출액 530억을 달성하며 2007년의 140억원과 비교해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작년 가맹점 매출은 1,250억원에 이른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9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매출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주요 4개 브랜드의 가맹점 매출액으로 추산한 외식 죽 시장 규모는 1,700억원대에 달한다. 이는 죽이 기존 단순한 밥을 대신하는 대체식이라는 단순 개념에서 벗어나 맛이 뛰어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일반 외식 메뉴로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표준협회(KSA)의 최근 한국소비자웰빙지수(KS-WCI) 조사결과에 따르면 외식업종의 상품군별 웰빙지수평가에서 죽 전문점은 평균(63.89) 대비 가장 높은 점수(67.99)를 차지했다. 이는 베이커리(65.70)와 스파게티전문점(62.64), 치킨전문점(61.10)을 제친 것이다. 다른 외식 상품군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상승세(4.13P)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건강기능성 부문에서 제일 좋은 평가를 받아 죽은 가장 대표적인 '건강식'메뉴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본죽의 매출 상위 품목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죽 메뉴인 호박죽과 팥죽이 아닌 전복죽이나 쇠고기 버섯죽과 버섯굴죽, 게살치즈죽 등 젊은층의 입맛에 맞춘 새로운 제품이 매장의 대표 메뉴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 브랜드들이 동시에 내놓고 있는 이유식용 아기죽도 젊은 부모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선보인 본죽의 '아기죽' 메뉴는 현재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며 하루에 7,000그릇이 팔려나갈 정도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본죽은 올해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이어 최근 '열혈 장사꾼'드라마를 통한 PPL 마케팅 전략을 구사, 높은 매출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다. 2위 업체인 죽 이야기도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PPL 협찬을 시작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죽 전문점의 인기와는 달리 일반 식품업체가 내놓은 즉석 죽 시장은 정체되는 상반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200억원대의 즉석 죽 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 이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즉석 죽 시장은 동원F&B의 양반죽이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의 햇반죽이 23%대다. 업계 관계자는 "웰빙식으로의 홍보보다 죽을 일반식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며 "한식 세계화 운동에도 죽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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