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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채장관 인사청탁 의혹 靑 인사검증시스템 '구멍'
입력2004-07-01 18:59:16
수정
2004.07.01 18:59:16
진정서 받고도 사실확인 없이 개각 발표…민정수석실 문제 터지자 뒤늦게 조사 착수
鄭문화 인사청탁 의혹 靑 인사검증시스템 '구멍'
진정서 받고도 사실확인 없이 개각 발표…민정수석실 문제 터지자 뒤늦게 조사 착수
靑 "철저 조사후 문책"
鄭장관 "교수임명 청탁과 무관"
정동채 신임 문화관광부장관이 1일 문화부에서 인사청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대근기자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시스템과 공직기강에 구멍이 뚫렸다.
외교통상부가 최근 김선일씨 피랍ㆍ피살사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데 이어 청와대의 민원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범 이후 국정운영 방식으로 그토록 강조해왔던 시스템이 고장난 셈이다.
청와대는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내정자 신분일 때 인사청탁을 했다고 주장하는 진정서를 접수하고도 정 장관이 포함된 개각명단이 발표될 때까지 닷새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진정서가 지난달 25일 청와대 온라인 신문고로 접수돼 28일 민정수석실 사정팀으로 넘겨졌으나 사정팀에서는 오늘 오전 진정서 접수사실을 확인했으며 인사수석실에는 (진정서 접수사실이) 통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민정팀의 진정서 접수사실 확인이 늦어진 이유와 관련, "사정팀은 민원이 매일 들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며칠 단위로 묶어서 민원사항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 장관과 관련한 진정서를 접수하고도 곧바로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정 장관의 내정사실은 노 대통령이 이미 한달 전 고건 전 총리에게 각료제청권을 요청할 때부터 알려진데다 개각시기도 30일로 예고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진정서에 청탁대상자로 지목된 사람이 친(親)정부 성향의 언론인이어서 진정서 접수사실을 알고도 무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현안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민원제안 과정에서 (이번 진정서가) 별도 보고되지 않은 점, 28일 진정서가 민정수석실에 전해졌는데 30일 밤까지 확인되지 않은 점 등 두가지 업무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 원인이 업무 시스템에 있는지, 업무담당자의 잘못인지를 정확히 조사해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응분의 조치를 淪構渼?고 밝혔다.
하지만 시스템 고장은 이번 사건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민의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는 김씨 피랍ㆍ피살사건과 관련, 현재 외교부ㆍ국가안전보장회의(NSC)ㆍ국정원 등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정부 외교ㆍ안보라인의 시스템 관리가 여론의 도마에 올라 있다. 외교부의 경우 미국 AP통신으로부터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한 김씨의 피랍사실 확인요청을 받고도 이라크 현지 공관에 확인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해 첫 미국 방문 중이던 노 대통령이 청와대에 전화를 걸었으나 불통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 비서관들이 가족동반으로 헬기를 타고 새만금사업지구를 관광한 일까지 터져 청와대 시스템 운영의 문제점과 공직기강 해이로 말썽이 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총체적인 난맥상을 노출시킨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정운영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고 공직기강도 확실하게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
입력시간 : 2004-07-0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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