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의 칼날은 증권 업계에서 특히 매섭다. 거래대금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62개의 증권사가 작아지는 밥그릇을 놓고 다투다 보니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전체 62개 증권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4만1,223명으로 집계됐다. 2년 전과 비교해 2,578명이 업계를 떠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양증권이 3,044명에서 2,481명으로 임직원을 20% 가까이 줄였다. 삼성증권도 올 7월 100여명의 직원을 삼성그룹 계열사로 전환배치한 것을 포함해 2년 동안 전체 인력의 15%가 넘는 570명을 내보냈다. 이 밖에 미래에셋증권이 17.6%, 하나대투증권이 11%에 해당하는 인력을 감축했고 KDB대우증권은 직원을 26명 늘렸지만 정규직은 오히려 40명 이상 줄였다.
인력 감축은 현재 진행 중이다. KTB투자증권이 지난 한 달 동안 전체 인력의 20%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한화투자증권도 올해 안으로 450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인력 축소와 함께 점포 축소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104개의 영업점을 보유했던 대신증권이 올 6월까지 84개로 줄였고 현대증권도 최근 6개월 새 통폐합을 통해 13곳의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은 주식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매매수수료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1년 6조8,631억원에서 지난해 4조8,236억원으로 급감했고 올 들어서도 8,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올 상반기 증권사 62곳의 당기순이익은 2,516억원으로 2년 전(1조2,411억원) 대비 79.72% 급감했다. 줄어드는 파이에도 62개에 달하는 회사들이 과당경쟁을 하면서 수익성도 함께 쪼그라든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정상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원 한명당 2억5,000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려야 하는데 현재는 인건비를 고려하면 오히려 4,000만원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거래가 활성화되거나 업계 구조조정으로 증권사 수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인력 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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