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앞으로 자동차 강판을 위주로 한 전략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이구택 포스코 회장, 지난해 6월 강판설비 준공식에서) 글로벌 차강판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이구택 회장의 야심찬 꿈이 성큼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포스코는 9일 전략제품인 프리미엄급 자동차강판을 미국의 3대 차메이커인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프리미엄급 차강판을 미국 업체에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자동차시장의 본고장인 북미시장에서도 품질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존 제품보다 강도가 높고 질긴 초고장력 자동차 강판(AHSS)을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납품하기로 했다”며 “이로써 포스코는 북미 자동차시장에서 고기능성 차강판 판매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와 관련,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로부터 자사 AHSS에 대한 품질인증을 이미 획득했으며 하반기부터 연간 2만톤 이상의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해외 유수의 차메이커로부터 초고강도 차강판의 품질인증을 받은 것이나 다임러크라이슬러 측에서 해외 철강사에 품질 인증을 부여한 것도 모두 처음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AHSS는 60㎏급 고강도 용융도금강판으로 단위면적(㎟)당 최대 하중을 60㎏까지 견딜 수 있으며 높은 성형성을 가진 고부가가치 강판이다. 포스코는 올해 하반기부터 다임러크라이슬러 멕시코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프로젝트명 JC49)에 이 제품을 연간 2만톤 이상 공급하기로 했으며 다임러 측이 내년에 양산할 프로젝트 차량에도 고강도 강판을 납품하기 위해 일본 신일본제철, 독일 티센크루프스틸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메이커의 AHSS 선호 트렌드에 대처하기 위해 제품개발과 품질인증 획득에 다각도로 노력했다”면서 “이번 품질인증을 계기로 신규 고객사 발굴에 적극 나서서 AHSS의 해외 판매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4월 DCX사와 품질인증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과 11월에는 액트(ACT), 로만(ROMAN) 등 미국 전문시험기관으로부터 용접ㆍ내식성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가 이처럼 난공불락으로 여겨져온 북미시장까지 뚫은 것은 글로벌 고급 차강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6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40만톤 규모의 6CGL(아연도금강판)을 준공, 연간 650만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해 아르셀로미탈(연산 750만톤)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또 지난해 자동차의 복잡한 형상에 맞추는 하이드로포밍 공장을 비롯해 ▦TWB(맞춤식 재단용접강판)공장 ▦열간프레스 성형공장을 잇따라 건립해 토털 솔루션 체제를 갖췄다. 세계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가공센터도 글로벌 생산 및 판매의 전초기지로 활약하고 있다. 포스코는 중국ㆍ일본ㆍ동남아 등 15곳의 고급 철강재 가공 센터를 오는 2010년까지 모두 4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내년까지 모두 1조6,000억원을 투자해 기존의 자동차 강판 생산설비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동차 강판을 글로벌 포스코의 미래 주력품목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고급 철강재 가공센터를 통해서만 연간 400만톤의 철강재를 판매하고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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