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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목표 5개월째 웃돌아

■ 지난달 소비자물가 3.9% 상승<br>국제유가 상승등 영향…생활물가도 4.9% 올라<br>한은 "물가대책 필요" 보고서 잇따라 내놔<br>최근 재정부와 갈등·금통위 앞두고 '의도적' 분석도


국제유가 상승과 대학등록금 등 서비스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지난 3월 소비자물가가 3.9% 올라 물가안정목표치를 5개월 연속 웃돌았다.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생활물가도 5%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반등해 물가 압박의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심상치 않은 물가 흐름에 대해 한국은행은 연이어 우려를 표명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한은은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분석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기획재정부와 성장과 물가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의도성이 짙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3.9% 올라 2월 소폭 하락반전한 지 한달 만에 다시 4%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3.5%, 12월 3.6%, 올들어 1월과 2월에는 각각 3.9%와 3.6%를 기록하며 5개월째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인 3.5%를 넘어서고 있다. 상승폭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0%, 올 1월 0.5%에서 3월에는 0.9%나 올라 2005년 1월(1.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들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4.9% 높아졌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2005년 2월 이래 가장 가파른 상승률인 3.3%를 나타냈다. 부문별로는 유가상승으로 인해 공업제품(6.3%)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물가상승 기여도도 공업제품이 3.9% 가운데 1.92%포인트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휘발유ㆍ경유ㆍ도시가스ㆍ전세비ㆍ납입금 등 정부가 지정한 52개 생활필수품의 물가 견인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물가가 급속도로 안정되기 어려우며 정부가 제시한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3.3% 달성 여부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물가가 요동을 치는 상황에서 한은은 ‘시의적절’하게 물가 관련 보고서를 연속으로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한은은 1일 ‘우리나라의 뉴케인지언 필립스곡선 추정’이라는 학술 보고서에서 “현재 물가는 과거 물가의 영향보다 미래 물가에 대한 기대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세배 정도 크다”며 “중장기적 물가안정을 위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8일과 31일에도 각각 ‘연차보고서’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물가안정을 기반으로 한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세 보고서 모두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한은의 ‘강력한 의중’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금융시장연구실장은 “한은이 (금리정책에 있어) 대립각에 선 재정부에 밀릴 수 없다고 생각해 보고서를 통해 한은 입장을 홍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양측의 힘겨루기보다 정책적 혼선으로 인한 시장의 불안을 고려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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