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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성장세… 속도조절 나설때

■ 한은, 올GDP성장률 5.7% 전망내수호조에 수출도 회복… 경기과열 우려 우리 경제가 기대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기조 변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우리 경제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9%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국경기 등 대외 여건이 호전되면서 수출이 예상보다 빨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포인트 가까이 상향 조정했다. 성장률 전망치 5.7%는 잠재성장률(5~6%)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이란 노동ㆍ자본 등 생산요소를 완전 고용한 상태에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수준을 말한다. 실제로 성장률이 이 선을 넘어서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제 전체의 공급은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물가만 상승하게 된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3.1%로 물가안정목표(3%)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지표상의 수치일 뿐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상승폭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기회복과 함께 경제 전체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도 계속 불안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정책기조 변경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서지 않는다면 실제 성장률은 이 같은 전망치보다도 훨씬 높아져 물가불안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성장 보폭 갈수록 빨라져 한은은 내수호조 및 수출회복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이 가파른 상승 커브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분기별 성장률 전망치는 ▲ 1ㆍ4분기 4.7% ▲ 2ㆍ4분기 5.8% ▲ 3ㆍ4분기 6.1% ▲ 4ㆍ4분기 6.3%다. 즉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처럼 성장세가 빨라지는 것은 미국 등 세계경제의 회복세 때문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및 신흥시장의 경제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달부터는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당초 수출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결국 세계 경기회복 및 이에 따른 수출증가 시기가 앞당겨졌기 때문에 높은 성장세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 갈수록 고조되는 물가불안 한은의 전망에 따르면 경제성장률과 함께 물가상승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연간 물가상승률은 3.1%로 올 전체로는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오름세가 불가피한 것은 수요나 비용 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가 상승세를 보이면 소비 및 투자 수요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를 지탱해왔으나 하반기부터는 경기회복과 함께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4ㆍ4분기 설비투자는 10.3%로 두자릿수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고유가,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불안 압력이 곳곳에 지뢰처럼 깔려 있어 올 한해 동안 물가는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속도 조절 위해 브레이크 걸어야 정부는 최근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전환한 후 미세조정(fine tuning)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미세조정으로는 가파른 경제성장, 나아가 심각한 물가불안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된다.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정명창 한은 조사국장은 "현 경기상황을 과열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내수 위주의 성장에 수출증가세가 더해지면서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콜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정한영 박사는 "한은이 경기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상반기 중 적어도 한번은 콜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경제안정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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