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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 해외 DR 발행자금 '그림의 떡'
입력1999-06-23 00:00:00
수정
1999.06.23 00:00:00
백재현 기자
「그림의 떡」한국통신이 예상 밖의 높은 가격으로 해외 DR(주식예탁증서)을 성공적으로 발행하고도 막대한 달러를 국내에 들여오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 5월26일 뉴욕 증시에서 DR을 성공적으로 발행, 총 24억8,6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중 정부지분(구주 6%) 11억4,000만달러는 이미 한국은행에 예치됐다.
문제는 나머지 13억3,800만달러중 수수료를 제외한 13억1,200만달러. 이 돈은 현재 외환·국민·조흥·신한·한빛·주택은행 등 6개 국내 은행의 해외지점에 분산 입금된 채 국내로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환율 불안을 이유로 재경부가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 재경부는 하루 10~12억달러 정도인 국내 달러 거래량에 맞먹는 물량이 한꺼번에 국내로 유입될 경우 원화 환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걱정이다. 원화 평가절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 여건에 국내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한통은 한푼의 돈이 아쉬운 실정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 코리아 21」과 관련한 통신망 고도화에 수십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또 SK텔레콤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고, 자회사인 한국통신프리텔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데도 2,000억원이 당장 필요하다.
결국 한통은 주머니에 들어온 돈을 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통은 이에 따라 4억5,000만달러의 양키본드 발행액중 올해말 만기가 돌아오는 1억달러를 DR발행 자금으로 상환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자금운용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도 재경부와 적극 협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는 적어도 올해말까지는 조금씩 나눠 들여오는 것조차 반대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이래저래 한통으로서는 DR 발행자금이 당분간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백재현 기자 JH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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