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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끝났나

본격회복 판단은 성급…주가 '숨고르기 장세' 가능성불과 두 달전만 해도 '더블 딥(이중침체)'을 넘어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던 경제 전문가들이 이제는 '바닥을 찍고 본격 회복'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두 달 동안 주가 상승을 제외하면 별 달리 변화된 부분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의 힘이 세기는 센 모양이다. 먼저 최근 발표된 국내외 경제 변수들을 요약해 보자. 미국의 경우 11월 미시간대의 소비자 신뢰지수지수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서베이지수가 5개월만에 반등했다. 이러한 체감 지표의 개선은 10월 중순이후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FRB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이 요인이었다. 고용시장도 예상외로 견조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만 7,000건 감소해 200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비록 일자리가 조금 줄어들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1억 5,000만개의 일자리를 갖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려했던 소비도 10월 개인지출이 0.4%나 증가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국내 경제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10월 '2년만에 최대의 생산 증가', '사상 최저의 재고'라는 성적표를 거뒀다. 경기에 대한 견해가 갑자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변한 데에는 두 가지 부분의 힘이 컸다. 첫째는 그동안 국내외 경기 둔화가 심각하지 않았다는 인식이다. 그 동안 미국의 경기둔화는 과거 순환적인 둔화 수준이었고, 국내는 수치상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은 사람들의 불안 심리 때문이었다. 주가를 포함한 가격 변수가 회복되면서 이제는 사람들의 경기에 대한 전망이 원상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난 9월까지는 주가가 계속 떨어져 비관론자들이 힘을 얻었지만 두 달간 주가가 상승하면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그럼 앞으로 국내외 경제는 어떻게 될까. 먼저 미국 경제를 살펴 보자. 금융시장 안정과 체감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기업 생산이 미미한 회복에 머물고 있고, 개인들의 소비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주택시장도 상반기에 비해 성장주도력이 떨어질 것이 분명해 이제는 성장 동인이 아니라 경기 급락을 막아주는 역할에 머물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는 회복 모습을 보이겠지만 개선 폭은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경제는 수출의 성장 견인력이 커지고 있지만 내수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 된다. 수출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 문제가 없지만 대외 여건 악화로 불투명하다. 국내 경기 역시 빠른 회복보다 선진국 경기에 맞춰 완만하게 회복되는 그림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국내외 경기 전망을 바탕으로 할 때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까. 우선 지난 두 달간 주가 상승은 경기 회복보다 주식시장이 경기둔화에 너무 민감했었다는 반성으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주가가 과다하게 하락했던 부분을 회복하고 나면 상승이 둔해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미국과 한국시장이 각각 31%, 24%나 올라 기술적 반등의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사실도 부담이 된다. 12월은 쉬어가는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은 내년 초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부터가 진정으로 경기 회복을 수반한 회복 국면이 될 텐데 상승이 빠르지 않을 것이다. 경기 회복이 완만한 상태에서 주가만 빠르게 상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연말과 연초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IT(정보기술)산업의 회복 여부다. 지난 3ㆍ4분기 미국에서 PC가 전년동기 대비 5.8%나 더 팔려 올 3ㆍ4분기를 기점으로 PC 경기가 바닥을 탈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분기 만에 처음으로 판매량이 증가한 것인데, 앞으로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델 컴퓨터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에만 적어도 1억대 이상의 PC가 3년 이상 된 제품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들을 바꿔야 할 시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PC 판매에 관해 의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10월과 11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의한 계절적 특수가 있는데 3ㆍ4분기에 판매가 늘어난 것이 이런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면 앞으로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 IT 전부문이 여전히 엄청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된다. 대부분 IT업종의 가동률이 60%대에 머물고 있는 점은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지난 2년간 주가하락은 IT에서 시작해 IT로 끝났다. 그만큼 현재 시장에서 IT경기가 갖고 있는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는데 연말 연초에 IT산업이 진정으로 회복된다면 주식시장은 탄탄한 바탕 위에 서게 될 것이다. /이종우 미래에셋운용 투자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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