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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내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죠"

中 현지촬영 영화 '중천' 주연 정우성<br>"귀신과 사랑 이야기지만 단순한 판타지는 아니다"

중국 로케이션 촬영 중인 영화 '중천'에 출연하는 정우성. 그는 '중천에서' 퇴마사 이곽 역으로 죽은 연인을 빼닮은 소화(김태희)와 사랑에 빠지고, 위험에 처한 그녀를 구하기 위해 칼을 든다.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성도인 항저우(抗州)에서도 3시간을 차로 달려가야 나오는 헝뎬(橫店). ‘무극’과 ‘영웅’의 배경으로도 활용됐던 이곳의 대규모 영화 촬영지는 이미 관광명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거리 풍경은 우리나라의 70년대를 연상시킬 만큼 초라하기 그지 없다. 해가 지면 거리에 인적이 끊기고,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술집은커녕 편의점도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 톱스타 정우성이 6개월째 머무르고 있다. 영화 ‘데이지’를 끝내고 곧바로 중국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되는 ‘중천’(감독 조동오ㆍ제작 나비픽처스)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연이어 촬영하는 것이 고단할 법도 한데 정우성이 중국내 황량한 소도시에서의 촬영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든 ‘중천’의 매력은 뭘까. 게다가 한국에서는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든 ‘판타지’ 장르에 무협과 멜로까지 추가해 흥행 면에서 도박에 가까운 것처럼 보이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우성은 이렇게 설명했다. “만드는 사람이 좋아서 선택했다. 충무로 바닥에서 성격이 안좋기로 유명한 김성수 감독 밑에서 8년 넘게 조감독 생활을 한 조동오 감독이 데뷔한다는 데 외면할 수 없었다.” 정우성의 대답은 중천이라는 영화의 스케일에 비해 지나치리 만치 소박하다. 순제작비만도 110억원이 들어간 데다, 중국 현지스태프가 500여명,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패왕별희’ ‘현위의 인생’ 등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중국 영화계의 거물 장샤 대표가 제작에 합류한 이 영화를 그저 감독의 인간성 하나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니 말이다. 정우성은 이 같은 오해조차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다그쳐 말했다. “중천은 보여주기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100% 멜로에 100% 액션 영화지만, 결국 화두는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몸은 이승을 떠났지만 기억은 안고 가는 그런 상황…. 결코 단순한 판타지나 무협영화는 아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나이가 들면서 철학적인 고민이 많아졌다는 배우로서 고생을 마다않고 이 영화에 매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처럼 보인다. 영화 ‘중천’은 통일신라 말기를 배경으로 퇴마사 이곽이 중천(죽은 자가 49일간 머무르는 곳)에서 만난 죽은 연인을 쏙 빼닮은 소화(김태희)와 사랑에 빠지고, 위험에 처한 그녀를 구하기 위해 옛 동료에게 칼을 드는 내용을 기둥으로 하고 있다. 언뜻 보면 살아있는 사람이 귀신과 사랑에 빠진다는 점에서는 ‘천녀유혼’과 닮았다. 하지만 정우성은 “소화라는 캐릭터가 실수도 많이 하는 귀여운 귀신이라는 점에서 왕조현이 연기한 섹시한 귀신과는 차이가 난다”며 선을 그었다. 올해로 데뷔 13년째이면서도 “아직도 혼자 조조영화를 볼 때가 가장 행복하고, 영화는 내게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신기한 존재”라고 수줍게 고백하는 배우 정우성이 도박처럼 선택한 영화 ‘중천’. 이제 헝뎬에서 내달 촬영이 완료되고, 올해 연말이면 관객들이 그 도박의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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