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처음으로 5~9인 영세사업장의 2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9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매월노동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00인 이상 사업장의 월평균 임금은 332만7,000원으로 5~9인 사업장 164만2,000원의 2.02배였다. 대기업 임금이 영세사업장의 2배를 넘어선 것은 지난 99년 이 조사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 특히 대기업 근로자의 특별급여(상여금+성과금)가 월 107만2,000원으로 영세사업장의 18만1,000원에 비해 5.9배나 차이가 났다. 2000년 1.72배였던 대기업과 영세기업의 임금격차는 2002년 1.85배, 2003년 1.97배 등 해마다 벌어져왔다. 이 같은 양극화는 영세사업장 임금이 2000년 127만4,000원에서 4년새 29% 늘어난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대기업은 219만5,000원에서 52%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임금은 대폭 늘어났지만 500인 이상 사업장의 지난해 월평균 근로시간은 190.9시간으로 주5일제 영향으로 1년새 3.9시간이 줄었다. 같은 기간 전산업 평균근로시간은 198.2시간에서 197.2시간으로 1시간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편 지난해 상용근로자 5인 이상 기업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 상승률은 6.0%로 2003년 상승률 9.2%에 비해 3.2%포인트 줄었다. 임금 상승률은 2001년 5.1%에서 2002년 11.2%로 증가했다가 200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급여 형태별로는 정액급여(통상임금+기타수당) 6.8%, 초과급여(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 1.7%, 특별급여 4.6%씩 올랐다. 산업별 임금 상승률은 제조업이 9.5%로 가장 높았고 금융ㆍ보험업(6.9%), 사업서비스업(6.8%), 보건ㆍ사회복지업(5.4%)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12월 기업의 채용자 수는 9만4,000명인 데 비해 퇴직자는 9만8,000명으로 4,000명의 퇴직초과 현상을 보였다. 이 같은 퇴직초과는 지난해 4월부터 9개월째 이어진 것으로 조사대상 6,700개 기업에서만 1년새 8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직 노동경제담당관은 “지난해 수출실적이 좋은 대기업이 연말 성과급을 대거 지급하면서 임금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9개월 연속 퇴직초과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기업들이 불경기를 이유로 퇴직자 등 자연감축인력에 대한 충원을 꺼리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