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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B, 신약개발 든든한 조력자… "올 5만여종 후보물질 추가 확충"

화합물 자동선별 시스템으로

약효시험 시간 단축에도 기여

한국화합물은행의 한 연구원이 신규 약효실험에 사용될 화합물을 선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제약사들이 을미년 새해 화두로 '신약 개발'을 천명한 가운데 국가 지정 화합물 관리·유통 전담기관인 한국화합물은행(KCB)이 신약의 씨앗이 될 신규 후보 물질 확보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KCB는 7일 제약사들의 글로벌 신약 개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올해 중 5만종의 후보 물질을 추가,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총 35만종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999년 SK케미칼의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지금껏 21종이 탄생한 국산 신약 개발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글로벌 신약 하나의 개발에는 평균 10년 이상의 연구기간과 1조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 투자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성공률은 매우 낮다. KCB는 이런 높은 실패율과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신약 후보 물질의 효율적 관리와 공동 활용을 목표로 2000년 출범했다.

이현규 KCB 센터장은 "신약 개발은 후보 물질의 발굴로 시작된다"며 "KCB가 구축한 대량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이용하면 최적 후보 물질을 신속히 찾아낼 수 있어 성공률 제고는 물론 시간과 비용의 획기적 저감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독일·스위스 등 제약 선진국들 역시 오래전부터 독자적 화합물 은행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 KCB가 보유한 화합물은 약 30만종으로 현물가치만도 600억원에 이른다. 이들 각각의 화학적 구조와 약리효과, 물성 정보를 파악해 통합 관리함으로써 국내 제약사와 산학연에서 필요로 하는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 무상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센터장은 "천연물과 임상 화합물, 질병 작용점 등 다양한 활용 목적에 맞춰 화합물을 분류·관리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약 40만개, 출범 이후 지금까지는 400만개 이상의 화합물을 국내 신약 개발 및 바이오 연구에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또 "화합물의 약효시험을 통해 매년 500종 이상의 유효물질이 도출되고 있다"면서 "제약사로의 기술이전을 거쳐 당뇨·암·골다공증 등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속연구가 다수 진행 중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화학연구원 신약연구본부 안진희 박사팀은 KCB에서 제공 받은 화합물을 바탕으로 비만과 당뇨병 치료에 효능을 보이는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 한독약품에 기술 이전했다. 화학연 배명애 박사팀도 '타즈(TAZ)' 단백질을 제어하는 방식의 골다공증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 신풍제약과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 배 박사팀은 오는 2018년까지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KCB는 지난해 초 시간당 약 1,200개, 하루 약 2만개의 화합물을 자동 선별해주는 자동화 로봇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덕분에 약효시험을 신청 받은 뒤 실제 제공되기까지의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총 50만종의 화합물을 확보, 국내 신약 개발과 생명공학 연구의 토대이자 세계 일류 공공 화합물 은행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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