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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변하고있다] 홍두표 관광공사 사장
입력1999-02-10 00:00:00
수정
1999.02.10 00:00:00
『21세기 핵심사업인 관광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정도로 관광공사가 더 전문화된 집단으로 탈바꿈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노조를 설득했습니다. 대신 감원이나 조직개편을 할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원칙을 지키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습니다.』홍두표(64)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공사 사장만 19년이나 역임한 경영의 귀재. 본인도 「전문경영인」으로 불러주길 원한다. 지난 81년부터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한국담배인삼공사 사장, 한국방송공사 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가는 곳마다 탁월한 장악력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洪사장은 취임 8개월만에 「무용론」에 시달리던 관광공사도 국가에 꼭 필요한 기관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조직을 장악하려면 직원들이 존경을 하거나 무서워하거나 둘 중의 하나는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존경을 받고 있지는 못한 것 같고(웃음), 업무영역을 구석구석 파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다만 직원들도 꼬투리 잡히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관광공사 임직원들의 얘기는 다르다. 洪사장이 토요일 오후에 서류철을 한무더기 옆구리에 끼고 퇴근하는 것을 보면 외경심마저 든다고 한다. 일요일 하루동안 집에서 서류를 검토한 뒤 다음날 무슨 지적을 할지 몰라 두렵기도 하면서 洪사장의 경영혁신 노력을 신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직원의 21%를 자르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별다른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믿음 때문이다.
-洪사장이 취임한 뒤로 관광산업의 위상이 획기적으로 강화되고 국민의 인식도 많이 개선되었는데요.
▲물론 관광공사도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고 다양한 사업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통령께서 21세기는 경제가 아니라 문화·관광의 시기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CF에도 나가시고 여러차례 관광의 중요성을 역설하셨기 때문에 그것이 제도개혁과 규제 철폐, 관광인의 사기진작으로 이어져 열매를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반발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회사 전체적으로 21세기 관광산업을 책임질 수 있는 작고 강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진통은 있었지만 도와달라, 세계적인 일류기업이 되기 위한 아픔이라 생각하자고 호소했습니다. 한편으론 경쟁력 있고 신뢰받는 회사로 만드는데 전력투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관광공사는 하위직·기능직이 아니라 실·처장, 부장급을 많이 내보냈습니다. 그때 인간적인 고뇌를 많이 했습니다. 민간기업에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등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가는 사람들도 회사가 어려운 때 후배들을 위해 용퇴해줘서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가장 큰 성과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한마디로 효율적인 조직이 됐습니다. 현장이든 본사든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일을 하다보니 개인들도 성취감을 갖는 듯합니다. 사람은 줄어도 성과가 눈에 보이는 일을 하다보니 자부심도 가지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정부와 국민이 관광공사의 역할을 전보다 더 잘 이해해주니 조직내 무기력증도 사라졌습니다.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10대 기획사업을 알차게 추진해 올해 관광목표 달성은 물론 ASEM총회, 월드컵 등 굵직한 대형행사를 치르기 위한 디딤돌로 삼을 생각입니다. 또 다양한 홍보활동과 문화관광유치단 파견활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숙박시설의 확충, 공중화장실 청결, 친절한 손님맞이 캠페인 등 외국인 수용태세 개선도 시급합니다. 더 나아가 2003년에는 외래관광객 700만명, 여행수입 110억달러를 달생해 관광산업의 GNP 기여도를 10%까지 올리는게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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