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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北위폐제조' 싸고 시각차
입력2006-01-24 17:36:40
수정
2006.01.24 17:36:40
韓 "6자회담과 별개 문제" <br>美 "한국도 제재조치" 요청
북한의 위폐제조 등 불법행위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입장에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측은 불법금융활동이 ‘북한 정부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도 이를 막기 위해 미국과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금융제재 문제는 6자회담과는 별개이며 이 문제가 6자회담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대니얼 글래이저 미국 재무부 ‘테러자금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는 우리 정부 당국자들과의 협의에서 “미국은 북한의 불법활동을 포함한 세계적 금융위협을 금융기관에 경고하고자 한다”며 “한국도 비슷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한 미 대사관측이 24일 밝혔다.
주한 미대사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글래이저 부차관보는 주로 북한 정부주도의 불법 금융활동과 더불어 돈세탁, 테러단체 자금조달, 기타 금융범죄 단속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집중 논의했다”고 전했다. 글래이저 부차관보는 또 “한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주범과 그들을 돕는 지원망을 재정적으로 고립시키는데 더욱 힘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 소속 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은 6자회담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조용한 접촉’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방침과는 방향을 달리하는 것이다. 우선 미국과 ‘비슷한 조치’를 실질적이고 신속히 취해달라는 미국 측의 요청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미 모든 국제규정 등에 따라 돈세탁, 불법금융문제 등 초국가적 범죄문제와 관련된 모든 국제협약에 가입돼있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정부가 추가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테러자금조달의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에 2004년 2월 서명ㆍ비준했으며 관련 입법작업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 같은 법적인 틀 내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 대한 북측의 반응이 관건이다.
북한이 이를 ‘대북 적대시정책’의 산물로 규정하고 6자회담 복귀를 늦출 경우 북핵문제 해결이 한층 어려워 질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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