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이 야구공처럼 꿈틀대며 움직인다.” 영국 배스대학의 스포츠과학자 켄 브레이의 평가다. 독일월드컵 대회 초반부터 화제가 된 공인구 팀가이스트가 이제는 야구공 수준으로 진화했다. 프랑스대표팀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앞으로 30~35m짜리 중거리슛을 훨씬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중거리슛 풍년을 예고했다. 실제로 13일 벌어진 토고와의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은 이천수의 프리킥(20m), 안정환의 중거리슛(27m)을 앞세워 감격적인 원정 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14일 크로아티아를 1대0으로 누르고 순조롭게 출발한 브라질 카카의 왼발 결승골도 중거리슛이었다. 전날 일본을 침몰시킨 호주 팀 케이힐의 역전골과 가나전에서 나온 안드레아 피를로의 선제골도 모두 거리가 있는 지점에서 터뜨린 ‘미사일포’였다. 지난 9일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에서 독일의 토르스텐 프링스는 40m짜리 슛을 성공시켰다. 팀가이스트가 가볍고 빠른 덕분에 킥력이 좋은 선수가 찰 경우 휘어지는 각도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이미 경기에서 입증됐다. 특히 아주 작은 스핀만으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이번 공인구의 특징이다. 밀집된 지역에서 개인기를 이용한 밀어넣기보다는 정교한 프리킥 등 세트플레이와 과감한 중거리슛이 득점에 있어 높은 성공률을 약속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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