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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빵점 매너에 묻힌 라이더컵 역전우승

3연패의 늪에 허리까지 빠졌던 미국팀이 주장 벤 크렌쇼의 노련한 용병술과 선수들의 현란한 개인기에 힘입어 극적으로 회생하며 99 라이더컵을 차지했다. 그러나 미국팀은 매너없는 행동으로 유럽팀과 팬들의 눈쌀을 찌푸리게해 승리의 빛이 바랬다.27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대회 마지막날 싱글매치플레이에서 미국팀은 승리에 필요한 8.5점(8승 1무 3패)을 정확히 따내 14.5대 13.5로 유럽팀을 1점 차로 제치고 극적으로 역전승했다. 라이더컵 역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이다. ◇크렌쇼의 「기선제압」작전. ○…전날까지 4점차로 뒤졌던 크렌쇼는 처음 4명이 승리, 일단 동점을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경험이 풍부한 톰 레먼, 할 서튼, 필 미켈슨, 데이비스 러브 3세를 카드로 썼다. 작전은 대성공. 경기 시작부터 골프코스 곳곳에서 「USA」를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이 울려퍼졌고, 데이비드 듀발과 타이거 우즈도 젊은 피를 앞세워 승리에 가세했다. 듀발은 9번홀에서 스코어보드를 보고 자신보다 앞서 플레이한 5명이 모두 적어도 3홀차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듀발은 『이것이 바로 미국의 폭발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가세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우즈도 경기후 『라이더 컵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런 느낌인 줄은 몰랐다』며 벅찬 감격을 표시했다. ◇레너드의 깜짝 쇼. ○…99 라이더컵 미국팀 우승의 핵은 저스틴 레너드였다. 레너드에 앞서 경기한 8명중 7명과 뒤따르던 3명중에 짐 퓨릭이 15번홀에서 승리해 8점을 확보했고 나머지 2명은 패색이 짙었다. 레너드가 최소한 무승부는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11번홀까지 올라사발에 무려 4홀차로 뒤졌던 레너드는 12번홀에서 2.5㎙파퍼팅을 성공시켜 한숨을 돌렸다. 전날까지 팀 매치에 세번 출전해 3패한 탓인지 주눅이 든 레너드가 13번홀로 걸어갈 때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톰 레먼이 다가왔다. 어깨를 두드리며 레먼이 뭔가 속삭이자 레너드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15번홀까지 3홀 연속 승리했다. 17번홀 퍼팅은 미국팀 승리의 결정타였다. 무려 13.5㎙의 버디퍼팅이 홀인됐다. 18번홀에서 레너드가 진다해도 무승부를 이룰 수 있는 상황, 미국팀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것이다. ◇이겼지만 진 미국팀. ○…17번홀 그린은 이번 라이더 컵의 영광과 수모의 현장이었다. 레너드가 13.5㎙버디퍼팅을 했을 때 그린주변에 있던 미국팀 선수들과 부인들, 캐디, 심지어 일부 진행요원까지 그린으로 뛰어나와 레너드를 얼싸안고 승리를 축하했다. 기뻐 어쩔줄 모르는 미국선수들 발밑에서 올라사발의 퍼팅라인은 마구 짓밟혔다. 마크 오메라가 놀라 동료 선수들을 그린밖으로 몰아냈지만 「미국 골프의 무매너」가 만천하에 드러나버렸다. 벤 크렌쇼의 부인 줄리 크렌쇼는 그 자리에 앉아 울기 시작했고 크렌쇼와 오메라, 톰 레먼 등 일부 중견 골퍼들이 유럽팀에 사과했지만 이미 늦었다. 7.5㎙의 올라사발 버디퍼팅은 결국 홀을 비껴갔다. 유럽선수들은 분노했고 TV해설을 하던 전 라이더컵 유럽팀 멤버 샘 토랜스(영국)는 『지금까지 봐 온 장면중 가장 역겨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팀 선수들은 이밖에도 경기후 클럽하우스 3층 락커룸 창문에서 현관 아래를 향해 샴페인을 뿌리고, 미국 국가를 소리 높여 부르는 등 유럽팀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양식있는 골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저스틴 레너드(맨 왼쪽)를 포함한 12명의 미국팀 선수들이 주장 벤 크렌쇼(가운데)가 들고 있는 라이더 컵을 향해 손을 뻗은채 환하게 웃고 있다. /브루클린(미국 매사추세츠주) =<사진 위> 미국팀 승리가 확정되자 미국 골프팬들이 미국국기를 들고 18번홀 페어웨이로 뛰어 나와 자축하고 있다. /브루클린(미국 매사추세츠주) =<아래>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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