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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ㆍ부패의 국가이미지 언제 벗나

외국의 권위있는 기관들이 최근 내놓은 각종 보고서와 주요 경쟁국들의 움직임을 보면 한국의 미래가 정말 걱정된다. 세계은행이 지난 6일 전세계 130개국을 대상으로 기업경영여건을 조사한 `기업하기(Doing Business)`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주요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 경쟁국들보다 창업절차가 복잡하고 노동시장 규제도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회사를 창업하려면 무려 13단계를 거쳐야 하며 이는 창업이 쉬운 순서로 78위에 이른다. 고용과 해고의 신축성, 고용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고용지수는 58위다. 또 국제투명성기구(TI)가 7일 발표한 국가별 부패지수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33개국중 50위에 올랐다. 작년보다 10단계나 더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7일 선진국의 변화를 전망하는 보고서에서 50년뒤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최대 경제대국이 되며, 인도ㆍ브라질ㆍ러시아와 함께 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캐나다를 제치고 선진 7개국 반열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의 흐름은 아시아로 향하고 있으며,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3 회의에서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2020년까지 `아세안 공동체`를 창설키로 합의한 것이나 중국ㆍ일본ㆍ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에서 아시아 중심의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동북아 중심국을 표방하고 있는 한국의 역내 위상은 어디에 머물고 있나. FTA 하나만 보더라도 논의에 동참하고 있으나 농촌문제 등 나라 안의 사정으로 인해 진전이 없는 형편이다. 규제의 함정이 곳곳에 있고, 부패의 악취가 심한 나라, FTA를 체결하기 어려워 다른 나라로부터 외면당하는 나라가 될 것인가, 아니면 아세안과 동북아의 중심에 서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나라가 될 것인가.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는 후자임이 분명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 상태는 전자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당면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단기적 처방도 필요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한국이 세계에서 중심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고차원적인 처방도 시급하다. 우리가 세계 경제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제와 부패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의식혁명이 있어야 하고 대통령은 확고한 리더십으로 그 혁명을 이끌어야 한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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