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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전스 세상의 벽을 허물다] 4G를 공략하라

"시장규모 年 수백조원"… 국내업계 기술 선점 '올인'<br>기술개발에 공동전선 구축 등 장비·통신사 다양한 전략 구사<br>상용화땐 '이동성+첨단' 실현… 휴대폰으로 IPTV등 시청 가능


이명박 대통령의 유럽 방문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 7월 중순. 스웨덴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이석채 KT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최고경영자(CEO)의 만남에 정보기술(I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업체와 한국 최대의 통신업체 CEO가 만난 이 자리에서 가상화 기술을 적용한 무선통신망 구축과 관련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 회장은 왜 에릭슨과 손을 잡은 것일까. KT의 한 임원은 "가상화 기술을 이용한 무선통신망이 구축될 경우 하나의 네트워크로 여러 이동통신 서비스가 가능해 져 4세대(4G)로의 전환이 한결 쉬워진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기술 4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IT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4G가 상용화될 경우 장비와 통신을 포함한 관련 시장 규모는 연간 수 백 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IT 산업의 판도가 4G시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는 물론 글로벌 IT업체들은 4G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은 물론, 제휴를 통한 공동전선 구축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장비ㆍ통신업체들 "4G 앞으로"= 지난 7월24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몇 명의 직원들과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4G 이동통신 표준으로 제시되고 있는 롱텀에볼류션(LTE)이든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든 우리가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가져야 정보통신기술(ICT)의 리더가 될 수 있다"며 4G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 사장의 이 발언은 그 동안 4G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SK텔레콤도 이게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갈 만큼 IT업체들의 4G에 대한 관심이 그 비중과 강도 면에서 부쩍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7년 와이브로 상용화를 통해 4G를 위한 첫발을 내딛었던 KT는 와이브로 음성탑재, 올IP화 선언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체결한 에릭슨과의 '차세대 가상 무선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MOU는 이동통신망의 4G로의 전환을 위한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은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4G 전국 망 조기 구축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특히 내년부터 기존의 2G와 4G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기지국 장비를 설치하고 1Ghz 대역 미만 저주파수를 확보해 해당 주파수로 이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장비 및 단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소 엇갈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와이브로 뿐만 아니라 LTE 두 부문에서 모두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기술의 특허 획득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와이브로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등 단말 시장에서도 주도권 장악에 나선 상태다. 반면 LG전자는 세계 4G의 주류 시장이 와이브로보다는 4G에 집중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LTE 장비 및 단말 개발에 집중적인 역량을 투여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LG텔레콤 등 통신관련 계열사들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장비 시장만 앞으로 180조원 기대= 이처럼 IT업체들이 4G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잠재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4G 기술의 한 축인 와이브로 시장 규모와 관련, 우리나라의 전자통신연구원은 앞으로 5년간 해당 장비 및 단말시장 규모가 9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IT전문 시장조사기관인 ABI리서치도 2012년 와이브로의 시장 규모가 596억달러(약 74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애널리시스메이슨 등 전문기관들은 또 다른 4G 기술인 LTE도 2015년 이후가 되면 와이브로와 비슷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4G 장비 및 단말시장에서만 2015년까지 180조원이상이 형성되게 된다. 여기에 서비스 매출과 콘텐츠 등 관련매출까지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수 백 조원 이상의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더 편하게 더 화려하게= 지난 6월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 2층. 한ㆍ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참석자중 몇 명이 부스에서 휴대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휴대폰으로 모바일 IPTV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이곳에서만 가능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 IPTV를 원하기는 하지만 현재 네트워크상으로는 최적의 화질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4G가 필요한 다른 이유는 3G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욕구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적 필요성이다. "3G는 네트워크 스피드와 용량의 한계로 실시간 동영상은 볼 수도 없다. 사실상 유선에서의 사용경험을 전혀 구현할 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보완하기 위해 4G가 탄생한 것이다" 이상민 LG경제연구원 통신전략실 팀장은 최근 발표한 '4G기술, 무선통신사업의 대변화 예고'라는 보고서를 통해 4G의 등장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기존의 3G는 방송과 통신, IT와 BT, IT와 자동차이 하나로 합쳐지는 '융합 시대'의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고용량 데이터를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4G가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현재 현재는 집안에서 TV나 PC로만 볼 수 있는 IPTV를 휴대폰으로 볼 수 있고, 마치 사무실에 있는 것과 같은 분위기로 화상화의도 할 수 있다.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으로 3차원 입체영상도 볼 수 있고 병원에 있는 것과 다르지 않게 원격 의료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4G의 등장은 소바자들이 원하는 '이동성'과 '첨단 기술'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3G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구현할 수 있는 첨단기술에 '발'을 달아주는 작업을 통해 시장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와이브로vs LTE ' 4G 기술표준' 각축전 와이브로, 중동·阿등 신흥국 공략 강화 LTE, 유럽등 선진국 지지 앞세워 '반격'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 표준을 놓고 우리나라가 주축이 된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와 스웨덴 에릭슨 중심의 롱텀에볼루션(LTE)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결과에 따라 앞으로 이통 시장의 주도권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에 양 진영은 서로 연합전선을 구축해 사활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와이브로. 우리나라가 지난 2007년부터 상용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미국도 상용화 대열에 합류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중동 국가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도 관련 시스템을 도입, 중동-중앙아시아를 잇는 '와이브로 벨트'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 75개국 139개 사업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 LTE진영의 반격도 만만찮다. 유럽의 이동통신사들이 이미 LTE 지지를 공식 선언하고 나온 데 이어, 일본, 미국과 중국의 메이저 이통사들도 LTE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LTE편에 선 셈이다. 국내 상황도 와이브로에 그리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상용서비스 도입 2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와이브로 가입자수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상용서비스가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가입자 수가 20만명 밖에 안 되는 등 큰 진척이 없다. 여기에다 와이브로 장비업체인 포스데이터가 최근 사업포기를 선언했다. LG전자 역시 와이브로 보다는 LTE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특히 LTE 진영의 에릭슨은 와이브로 안마당인 우리나라에서 4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키로 한 상황이어서 와이브로 본고장인 국내에서 조차 LTE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LTE가 와이브로를 제치고 4G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 하지만 와이브로도 세계 시장의 30% 정도는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구가 많고 아직 통신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중동, 남미 등은 와이브로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와이브로는 저렴하고 검증된 기술'이라는 점을 부각, '틈새(niche)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와이브로의 전도사'로 불리는 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와이브로는 아직 제대로 된 통신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지역을 중심으로 적어도 세계시장의 30%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수한 성능의 단말기를 빨리 개발하고 글로벌 무선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 와이브로 대표업체인 삼성전자는 최근 중동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가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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