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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불안한 동거'

29일 회동서 공천등 현안논의 일단 공감대<br>"2월중 공천" "너무 늦다"··· 갈등 잠복상태

내년 4월 총선 공천 문제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간 ‘불안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은 29일 회동을 갖고 공천 문제를 비롯한 현안을 논의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천 문제 같은 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초석이 된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삐걱거리고…”라며 운을 뗐다. 이 당선자는 “내 생각도 똑같다. 밥그릇 챙기기나 하지 말고 공정하게, 국민이 바라는 게 있는데 우리가 잘해야 한다”며 “그래야 4월 총선에서 과반수가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회동에서 양측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30일 “이 당선자 입장에서도 박 전 대표를 완전히 버리고 총선을 치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쪽(박측)을 ‘통째로’ 보장해주지는 못해도 일방적인 ‘학살’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회동에서 적어도 박 전 대표 측의 총선 관련 일정 지분에 대한 보장을 암묵적으로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8일에는 박 전 대표가 직접 “공천이 늦춰지는 데 대한 납득할 이유가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2월 공천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돼 이번 회동에서 직접 거론되지 않았더라도 이 당선자 측이 외면하기 어려운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양측 ‘힘겨루기’가 여전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우선 양측 회동이 외부에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갈등 요인을 완전히 털어낼 만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공천 시기 문제는 박 전 대표 측이 민감해 하는 부분이다. 이 당선자 측 구상대로 2월 중 공천 심사를 한다면 결국 새 정부 출범을 위해 필요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법안을 처리하고 새 각료 인사청문회 등 원내 작업이 끝나면 이 당선자 취임을 전후로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여기에 이회창 전 총재의 신당 문제도 걸려 있다. ‘창당(昌黨)’을 무력화하려면 최대한 공천 시기를 늦춰 조직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이 당선자 측 입장과, 공천 결과에 따른 합종연횡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박 전 대표 측 입장이 다르다. 박 전 대표 측은 “취임 전 의원들을 이용만 한 뒤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 움직일 시간을 주지 않으려는 꼼수”라며 내년 1월 당내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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