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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MP3플레이어를 입고 다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입는(Wearable) PC’ 등에 대한 상용화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내 섬유업체 등이 입는 PC의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ETRI는 지난해 12월 손목시계형 PC 시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 입는 PC 시제품도 선보일 방침이다. 입는 PC 등 ‘스마트 의류’는 디지털 섬유 등 첨단 섬유 소재와 근거리 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0년에는 입는 PC의 보급률이 75%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입는 PC’ 산업의 종주국은 미국이다. 지난 1960년대 미국 MIT 대학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연구에 착수한 후 다각적인 관련 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미국의 자이버넷은 이미 지난 2000년 초기형태의 입는 PC를 선보인 바 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휴대폰 업체들도 입는 PC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토로라와 오클리는 지난 1월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06’에서 선글라스 형태의 ‘O ROKR’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아이튠스 휴대폰인 ‘ROKR’과 근거리통신기술 블루투스로 연결돼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제품이다. 리바이스도 애플의 MP3P 아이팟을 넣고 조작할 수 있는 아이팟 청바지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이팟과 결합된 의류는 스키복이나 스포츠 재킷 등을 통해 이미 상용화된 상태다. 유럽의 인피니온도 지난 2004년 ‘MP3블루’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단순히 단말기를 의복에 부착하는 형태가 아니라 옷 안에 조작부분과 반도체, 메모리 등을 넣고 전도성이 있는 특수 섬유를 사용해 연결한 진일보한 형태다. 국내에서는 아직 연구개발 수준이기는 하지만 차세대 PC의 핵심분야로 입는PC를 선정,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입는 PC 개발을 목표로 2007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서도 지난 2004년 스마트섬유 기술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디지털섬유에 대한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삼성종합기술원도 키보드 없이 허공에 손가락을 움직이면 자판 입력이 가능한 착용형 키보드 ‘스커리’를 개발했다. P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는PC는 차세대 통신 환경을 주도할 단말기로 부상할 것”이라며 “제품의 실용성을 높이고 디자인 측면에서 일상 의복과 결합된다면 시장이 급팽창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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