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시중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보유 채권 규모를 줄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잔액은 73조4,266억원(결제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최고치였던 지난달 26일(75조8,068억원)에 비해 보름만에 2조4,000억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외국인 채권자금의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은 9월 들어서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금리동결로 채권매수세가 몰려들면서 시장금리가 하루에 0.2%포인트 가량 급락했던 지난 9일 외국인은 오히려 2,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10일에도 3,400억원을 순매도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채권금리가 단기급락하면서 차익실현 기대가 늘어난 것을 주요인으로 봤다. 채권금리는 국고채 5년물 기준으로 지난 한달간 0.49%포인트나 하락했는데 다른 나라에서도 유례없는 수치다. 특히 1년8개월만에 5년물 금리가 4% 밑으로 내려가면서 다른 이머징마켓 금리수준에 비해 높지도 않게 됐고, 또 원ㆍ달러 환율하락 전망이 약해지면서 환 차익 기대도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일단 한박자 쉬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올해들어서 8월말까지 무려 19조6,000억원의 국내채권을 사들였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외국인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의 매수세는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그 강도는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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