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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크 덜었다" 웅진 재도약 자신감

코웨이 지분 매각 최선의 결정 경영권 지켜내 큰 아쉬움 없어<br>향후 신성장동력 발굴 등 총력 계열사 구조조정은 더 지켜봐야


"재무구조 리스크는 신규투자만 하지 않으면 이번 매각으로 현재 충분하다고 봅니다."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지분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고 KTB 사모펀드로부터 9,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발표한 다음날인 25일. 윤석금(사진) 웅진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 본사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글쎄요. 이대로 충분합니다"라며 "웅진코웨이 매각대금과 경영권 양쪽 모두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여느 때 이상으로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경영권을 지킨 것에 대한 일종의 안도감으로 비쳐졌다. 그는 웅진의 재도약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월 매각을 공식화한 직후 웅진코웨이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마치 아이를 낳아서 성인으로 키운 후에 잃어버린 것처럼 마음이 텅 비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던 그였다.

일단 시장에서는 급한 불을 껐다며 우호적인 메시지가 나온다. 웅진홀딩스는 약 9,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면 5,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1,000억원을 극동건설에 투입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웅진홀딩스의 총 차입금은 1ㆍ4분기 기준 9,966억원이며 지급보증을 선 극동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중 연내 만기 규모는 2,740억원에 달한다.

극동건설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는 채권단과도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이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차입금 규모를 봤을 때 (1,000억원이면) 극동건설이 유동화할 여지도 있고 해서 상황이 어느 정도 맞아가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GS리테일, 중국의 콩카와의 매각협상을 백지화하면서 인수합병(M&A) 상도의를 어겼다는 논란에 대해 윤 회장은 "유럽 사태도 안 좋아지고 주가도 전체적으로 폭락하면서 외부 여건들이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야기 도중 예상보다 낮은 가격, 경영권 확보 등에 대한 깊은 고민도 묻어나왔다.

이제 공은 웅진으로 넘어왔다. 경영권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음에도 신성장동력 부재와 근본적인 재무구조 리스크 해소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비록 4년이라는 시간을 벌었지만 건설경기와 태양광산업이 회복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룹 리스크가 캐시카우인 웅진코웨이의 발목을 잡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자칫 일부 우려대로 일시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그치고 매각만 4년 늦춘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더불어 4년 후 매각가가 KTB PE의 투자 원리금을 밑돌 경우 추가적인 재무 부담을 안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매각금액이 1조원에 못 미치면서 그룹이 필요한 자금 우려를 해소시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사활을 걸고 진행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윤 회장은 '계열사 구조조정'에 대한 질문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지만 머지않아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그룹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급한 불은 본계약 체결을 순조롭게 마무리 짓고 계획대로 자금을 끌어들이느냐다. 최근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됐지만 국민연금ㆍ새마을금고 등 기존에 웅진코웨이에 대한 투자 의사를 보인 몇몇 기관투자가의 상황을 봤을 때 다행히 KTB가 자금을 모으기에 큰 난관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앞서고 있다.

윤 회장은 한국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방문판매 사원으로 출발, '브리태니커 신화'를 창조한 영업의 달인이다. 1990년대 후반에는 주력 사업인 코리아나화장품을 매각, 위기를 넘긴 승부사로 통한다. 그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넘어 웅진그룹을 다시 도약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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