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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게이트 ‘외압실체’ 밝혀라”/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
입력1997-02-25 00:00:00
수정
1997.02.25 00:00:00
양정록 기자
◎야 “92년대선때 600억원 현철씨에 제공”/여 “관계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나”정치권은 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각종 의혹이 풀리지 않는 「한보게이트」와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 처리, 북한 황장엽 비서 망명에 따른 안보문제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당의원들은 청문회를 열어 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 개입문제를 포함한 한보의혹사건의 「외압 실체」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한국당 의원들도 한보사태에 대한 정부 고위당국자의 무책임론을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위기에 몰린 정국대책과 한보사태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경기침체에 대한 수습방안을 따졌다.
이날 정치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 나선 국민회의 조찬형 의원(인천 부평갑)은 『이번 한보수사는 깃털수사도 아닌 솜털수사에 불과하다』며 『대통령 아들이라서, 성역이라서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국민회의 채영석 의원(전북 군산갑)은 『우리 경제는 문민정부 들어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3백67억원에 달할 뿐아니라 물가 오르고 장사가 안되며 나라의 기틀이 흔들리는 등 총체적 파국상태에 빠져 경제파탄에 처한 남미의 재판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채의원은 이어 『2조원이 넘는 돈이 행방불명된 한보사태에 대해 누구 하나 나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대통령이 설령 관련되지 않았다고 해도 행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의원은 특히 『수서사건 당시 민자당 대표였던 김대통령이 수십억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지난 92년 대선때 한보가 분에 넘치는 약 6백억원을 현철씨에게 제공했다는 정황증거와 소문이 파다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자민련 이인구 의원(대전 대덕)은 『작년 12월26일 새벽 불법 날치기 처리한 노동법과 안기부법을 새로 고쳐 얼룩진 의회기능과 권위를 회생시켜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의원은 이어 『건국이래 최대 의혹사건인 한보게이트는 권력핵심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권력형 부정부패의 산물』이라며 『이번 임시국회의 청문회를 통해 「깃털은 있고 몸통이 없다」 「이형구 전 산은총재가 모든 것을 털어놓자 서둘러 귀가 조치했다」 「현철씨는 출두 모양을 갖춰 면제부를 얻고자 했다」는 등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의혹을 말끔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부영 의원(서울 강동갑)도 『백보를 양보해서 현철씨가 한보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판명되더라도 그동안 거론된 다른 비리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토록 이수성 총리는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가 없느냐』고 주문했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한보사태와 노동법 파문에 따른 정부 고위당국자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신한국당 유용태 의원(서울 동작을)은 『한보철강은 5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 차입된 사업으로 그것도 국가기간산업이 부도가 난만큼 당진제철소 공유수면 매립 허가와 코렉스 공법 판단기준, 거액 대출비리 등에 대해 은행감독원과 재경원, 청와대 비서실 등에서 한보위기를 사전에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 노승우 의원(서울 동대문갑)은 『한보사태로 정계와 재계는 응분의 처벌을 받고 있으나 관계는 모두 면피하기에 급급하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질타했다.
김운환 의원(부산 해운대 기장갑)도 『경제 당국자들이 위기에 처한 경제난국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뿐아니라 대출비리와 여신감독 소홀, 신용평가, 회계감사 부실로 점철된 한보사태에 대해서도 「나는 모른다」며 서로 발뺌하고 있다』고 성토했다.<황인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답변 녹음/조찬형 의원 “떡값받은 사람 명단 공표,조사하라”/이수성 총리 “철강 기술적 검증안한 관련자 조치”
▲김운환 의원(신한국당)=북한 김정일 체제가 급작스럽게 붕괴됐을 때 우리 정부의 대비책은 과연 무엇이며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대처해야한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중·대선거구제를 검토해야 한다.
▲채영석 의원(국민회의)=힘있는 자리, 좋은 자리는 무소불위의 김현철씨를 통해야 한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런 것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검찰에 지시할 용의는. 정부가 자진해서 청문회 TV생중계와 특별검사제를 수용하고 현철씨 스스로 국회에 나와 한점 의혹없이 진실을 밝히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은.
▲이인구 의원(자민련)=한보 국정조사는 어떠한 제약이나 장애를 받지않는 가운데 속시원한 청문회를 보장해줘야 한다. 청문회에서 정부 감독기관의 전 현직요원을 성역없이 모두 자진 출두시키는 문제를 이 자리에서 약속하고 보장할 수 있는가.
▲노승우 의원(신한국당)=정치자금 기부 주체를 투명하게 하는 방향으로 정치자금법을 개정하고 아울러 후원회에 대한 각종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 대선거구제로 바꾸고 교차투표제를 도입해 선거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조찬형 의원(국민회의)=김영삼 대통령은 한보사태에 대해 정치적, 행정적,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김영삼 정권에 대한 「정리해고」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고 「움참현철」하는 대통령의 용단이 필요하다. 김현철씨에 대해 조사한 내용이 무엇이고 그 결과는 어떤지 분명하게 밝히라. 「한보리스트」와 「홍인길리스트」를 밝히고 떡값을 받은 사람의 명단을 공표해야 하며 왜 이들은 조사조차 하지않는지 그 이유를 밝혀라.
▲이부영 의원(민주당)=한보외압의 실체는 92년 대선자금이 아닌가. 김현철씨의 모든 비리에 대해 조사하라. 한보사건의 배경은 3김의 가신정치에 있는만큼 3김을 대신할 대안 정치세력을 만들자. 한보수사기밀 유출사태의 진상을 밝히라. 각 정당이 미국식 예비선거제를 도입할 경우 정당의 민주화를 위해 정부가 이에 대한 관리와 예산상의 지원을 할 용의는.
▲유용태 의원(신한국당)=설만 가지고 조사해야 한다면 야당의 양김총재도 조사받아야 마땅하다. 노동법 파문에 대한 관계장관의 무대책은 직무유기가 아니냐. 국가위기 앞에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건개 의원(자민련)=대통령 권한을 축소하여 내각책임제 또는 그 절충형태로 권력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대통령 권한축소 특별위원회」를 만들어라. 피의자를 악역으로 매스컴에 부각시킨후 법에 짜맞추는 피의사실공표 행태를 왜 계속 방치하느냐.
▲김광원 의원(신한국당)=한보국정조사를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21세기를 대비한 범국가적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철폐와 기업의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임채정 의원(국민회의)=이형구 전 산은총재가 검찰조사과정에서 김영삼대통령, 김현철씨, 이석채 경제수석의 이름을 구술하자 이에 놀란 검찰이 황급히 덮어버렸다는 소문이 무성한데 사실 여부를 밝히라. 아무런 공식권한도 없는 김현철씨가 재계 인사들을 관리하고 사업적 이익과 관련한 권한을 행사하거나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조사할 용의가 있는지. 한보사태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오스트리아 알핀사의 극동 담당사장, 독일 SMS사의 극동 담당자, 일본 고베철강의 계약당사자 등을 조사할 용의는.
▲이사철 의원(신한국당)=현 정부의 개혁이 과거 5, 6공 정권에서 운위되던 개혁과 과연 어떻게 다르고 그 결과는 역사상 어떤 평가를 받겠는가. 비상식적인 금융대출과 관련, 내각에 어떤 지시를 내렸느냐.
▲이수성 국무총리=은행감독원의 특감에서 나타났듯이 기술적 타당성 등을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만큼 관련자들에게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다. 한보철강의 향후 조치계획은 철강의 안정적 수급과 지역경제가 미치는 영향을 감안, 정상적인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건설중인 공장은 새로운 경영진와 협의,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검찰은 한보의 유용자금 사용처를 계속 규명하고 은행감독원 등의 감사를 통해 드러나는 각종 위법사항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해나갈 방침이다.
한보철강 설비를 공급한 오스트리아 알핀사 등을 조사하려면 조사할 근거가 있어야 한다.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니 관련 증거와 자료를 정부에 내주면 나름대로 알아볼 것이다.
국민의 충격을 감안해 금융비리의 재발을 막기 위한 한보백서 발간은 검토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양정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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