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순환매가 가속화되고 주도주 교체 조짐이 보이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순위 바꿈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한동안 소외됐던 2등주들이 실적호전에 힘입어 업종 대표주와의 간격을 급속히 줄이고 있어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총 상위 종목의 판도 변화는 상위 10위권 업체들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에 시달리며 10위권 밖에 머물렀지만 이달 들어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 실제로 지난달 말 14조8,440억원이었던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7일 15조7,000억원대로 올라서며 LG디스플레이를 밀치고 10위권에 진입한 후 이날에는 그 격차를 1조원 이상으로 벌렸다. 신한지주 역시 지난달까지 한국전력에 1조원 이상 밀리면서 5위에 그쳤지만 이날 21조8,000억원을 넘어서면서 한전을 제치고 한 계단 위로 올라섰고 KT금융지주도 이달 들어 현대모비스와 순위 바꿈을 했다. 10위권 밖에서는 KT와 신세계의 선전이 눈에 띈다. 올 초 10조원이 채 되지 않았던 KT의 시가총액은 아이폰 효과로 15위로 올라서며 통신업계의 대표주자인 SK텔레콤의 시가총액과의 차이를 1조원으로 줄였고 신세계 역시 이날 롯데쇼핑을 밀어내고 20위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 같은 시총 상위 종목의 판도 변화에 대해 시장에서는 남유럽발 위기 등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업종별 순환매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초과수익을 올리려는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시총 상위 업체 간 순위 바꿈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2등주에 대한 관심에 주목하며 유동성 장세의 초기 현상이 아니냐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펼치고 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자금들이 증시 주위로 몰려들면서 그동안 업종 대표주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던 종목들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는 게 시장 일각의 시각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이 정보기술(IT)•자동차 등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종목과 업종 대표주들에서 2위 종목으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등에서 이탈한 자금의 증시 이동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2등주에도 매수세가 몰리는 자금의 폭포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업종 대표주와 주도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전하다"며 "시총 상위 종목의 순위 바꿈은 증시 회복기에 보일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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