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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디자이너 부띠끄 "아~ 옛날이여"

고가 불구디자인 차별화 안돼 40~50대고객 외면<br>젊은 스타일 변신·캐주얼풍 보강 등 생존 안간힘

고객의 욕구를 간파하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디자이너 부띠끄들이 최근 주 타깃 연령대를 낮추고, 브랜드끼리 손을 잡는 등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강지옥, 박항치, 노승은 등 7명의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패션 감각을 중시하는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기획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오픈한 청바지 편집매장인 ‘스튜디오 블루’매장.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백화점 ‘디자이너 부띠끄(Designer Boutique)’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디자이너 부띠끄 브랜드 수가 주 타깃층인 40~50대 여성고객의 외면과 갈수록 늘어나는 수입 브랜드에 밀려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중 가장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2000년 초반까지 40여개에 달했던 브랜드가 지난해 초 33개로 크게 축소됐다. 이어 지난해 6월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면서 27개로 줄었고, 올 봄 다시 매장 개편을 통해 25개 브랜드만 남아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2002년 개점 당시 24개의 디자이너 부띠끄를 운영했으나, 3월 현재 18개로 6개가 줄어든 상황이다. 반면 수입 브랜드 매장은 12개에서 15개로 늘어났다. 무역센터점 역시 7개 증가한 27개의 수입브랜드 매장을 운영중이다. 심지어 지난해엔 라스포사, 클라라윤, 셀리나윤이, 올 들어서는 리미원이 부도처리 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이처럼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백화점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원인은 스타일의 고령화와 수입브랜드 못지 않은 고가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의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 이현재 디자이너 부띠끄 MD 차장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찾는 고객의 일반적인 연령대가 50~60대이고 이에 맞춰 디자인도 노령화되다 보니 최근 젊은 감각을 추구하는 40~50대 고객이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신 가격대가 비슷한 수입브랜드나 아예 20대 후반~30대를 겨냥한 젊은 브랜드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타깃 연령대를 낮추고 있는 것. 중장년층의 젊어지고 싶어하는 성향을 반영해 30~40대 마인드의 트렌디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 갤러리아 명품관의 손정완, 앤디앤댑 등의 경우 종전에 취급하지 않던 청바지, 티셔츠를 최근 들어 선보이고 있고, 마담포라, JR, 안혜영 등도 젊은 컨셉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있는 부르다문은 지난해 가을ㆍ겨울 시즌부터 캐주얼라인을 보강했고, 앙스모드는 주요 고객 연령대를 50대에서 40대로 낮춰 잡았다. 강지옥 디자이너 브랜드는 아예 부띠끄 스타일에서 캐릭터 및 커리어 캐주얼 풍으로 컨셉트를 전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아이템 다양화, 대중성 확보 등 다각적인 노력도 뒤따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루치아노최는 리뉴얼을 통해 의류뿐만 아니라 장신구, 가방, 신방 등 토털 코디가 가능한 메가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고, 프랑소와즈(진태옥)는 기존의 고가 상품 위주에서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중가 라인 상품을 보강해 고객군을 확대했다. 김연주는 수입원단을 사용한 프리미엄 라인을 특화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뷰띠끄 담당 유석진 과장은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 컨셉트가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고 싶은 고객 성향에 맞추기 위해 젊은 층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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