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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시장위축 기업들 돈가뭄
입력2000-12-25 00:00:00
수정
2000.12.25 00:00:00
美 CP시장위축 기업들 돈가뭄
경기둔화로 부도늘어 금리상승·매입기피
최근 증시 침체와 함께 1조6,000억달러 규모의 기업어음(CP)시장도 말라붙고 있어 미국 기업들의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정크본드는 물론 2급 CP까지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실적부진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지는 기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CP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부도기업이 늘어나면서 CP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다 그나마 투자자들이 CP 매입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AT&T, 루슨트,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내로라는 기업들조차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때문에 CP금리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1급 CP(단기신용등급 A1/P1)와 2급 CP(A2/P2)의 금리차는 몇달전까지 0.25%포인트에 불과했으나 현재 1.2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AT&T의 경우 최근 신용등급이 A1에서 A2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30일짜리 CP의 적용금리가 6.60%에서 7.55%로 높아졌고, 루슨트도 비슷한 형편이라는 것.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이달초 30일짜리 CP를 연장(롤오버)하면서 0.05~0.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감수해야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0월말까지 1급 신용등급을 유지하던 암스트롱 월드가 지난달말 법정관리(챕터 11)를 신청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1급 신용등급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4년만의 일이다.
복사기의 대명사이던 제록스는 최근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CP시장에서 외면당해 최근 53억달러규모의 은행 크레디트라인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했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2급 CP발행 기업들의 CP연장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집계에 따르면 2급 CP 총발행액의 절반 수준인 700억달러정도가 현재 만기연장을 못하고 있다. 부도위험성에 불안해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이들에게 은행보증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은행들은 적은 마진과 높은 위험성 때문에 종전과 달리 CP보증을 기피하고 있다.
코카콜라와 K마트의 경우 최근 거래은행이 보증규모를 줄이는 바람에 어려움에 처해있다.
신용등급이 추락하는 기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 따르면 4ㆍ4분기들어 CP용 단기신용등급 하락기업과 상승기업의 비율이 5대 1에 달하고 있다. 올들어 3분기까지는 하락기업과 상승기업의 비율이 2대 1에 불과했다.
이처럼 CP시장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투자자금이 안전한 국채로만 몰려들어 미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1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기업들에 실제 적용되는 금리는 갈수록 오르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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