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년특집/남북금융교류] 북한인사 만날때 조심할 사항
입력1999-01-01 00:00:00
수정
1999.01.01 00:00:00
북한과 교류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말을 쓰는 동족이라고는 하나 오랫동안 상이한 체제속에서 살아온 결과 사고와 행동양식의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이나 무의식적인 행동 하나가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실물경제 부문에서 북한과 협력사업을 추진했던 기업인들의 경험을 들어 북한경제인과 접촉할 때 명심해야할 5가지 주의사항을 정리한다.
◇엘리트 전문관료라는 점을 명심하라 =대외교류의 담당하는 북한 기업인이나 금융기관 사람들은 우리의 공무원 신분에 해당된다. 특히 대외 교류담당자들은 당에 대한 충성심과 능력을 인정받는 엘리트 관료들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순환보직도 많지 않아 한 분야에 오래동안 종사한 전문가가 많다. 다른 저개발국가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철저한 비즈니스가 지름길 =통신센터 설립 문제로 북한 인사들과 접촉했던 국내기업의 관계자는 『(북한사람들의) 비지니스 마인드에 놀랐다』고 말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주고 받는 상담의 기본원칙과 상담기술이 뛰어났다는 것. 그는 북한이 개방을 표방하고 나선 이후 남북 긴장이 지속돼 남북교류에 앞서 북미, 북일간 접촉이 많았으며 그 과정에서 상담 노하우가 축적됐을 것으로 해석했다.
『(북한측에서) 뭔가 호의를 베풀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주어야 한다. 그만큼 「기브 앤드 테이크」 방식의 비즈니스에 익숙해 있다』는게 그의 기억.
때문에 서두르거나 초조한 기색을 보이면 협상에서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 당당하게 서로를 인정하면서 협력을 진행시키는게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은 상상을 뛰어 넘는다고 한다.
지금은 어렵지만 남의 신세지지 않고 자력으로 수십년간 성장했다는 자부심이다. 동정하는 눈치라도 보이면 상담이 깨지기 십상.
중국이나 러시아, 동구와 같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접촉할 때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 섣부른 동포애나 자만은 금물.
◇선입견이나 성급한 기대를 버려라 =북한 투자로 당장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게 낫다. 설령 원칙에 합의했어도 실무선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협동농장을 북한에 설치하기 위해 북한과 만났던 한 종교인은 지역책임자와 저녁을 밤 11시 넘어 먹은 적이 있다. 시간에 맞춰 사람도 왔고 음식도 나왔으나 당 중앙의 허락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대신 지역책임자는 늦은 저녁이 미안했던지 그 후 모든 일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대북 접촉은 그만큼 끈기가 요구된다.
◇적정선을 넘지 말라 =사업으로 만났다 하더라도 서로 친해지면 속내를 드러내는게 우리의 속성. 북한사람들도 친해지기는 어렵지 않지만 친해지고 난 다음 관계가 냉각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견사업가 P씨는 북한사람과 만남에서 크게 실수한 적이 있다. 조심스런 접촉이 몇 차례 진행된 끝에 갖게 된 술자리에서 대취(大醉)했던 것.
큰 실수는 없었지만 그후 상대방이 자기를 보는 눈은 차가웠다고 한다. P씨는 동족인만큼 친해지고 싶고 서로 흉허물을 나누고 싶은 잠재 욕구도 크겠지만 뒤로 미루라고 충고한다.
분단 54년의 간극을 메우는 지름길은 자기 중심을 갖고 상호 신뢰를 쌓는 것 뿐이라는 얘기다. 그래야 장사도 잘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