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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쳤던 미-일 기업 속속 결별
입력1999-07-07 00:00:00
수정
1999.07.07 00:00:00
최인철 기자
일본기업과 미국기업간의 결별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가운데 하나인 도시바는 지난 96년부터 IBM과 공동 운영해온 미국 소재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완전 인수할 계획이라고 7일 발표했다. 도시바는 버지니아주 소재 도미니온 세미컨덕터사의 지분 50%를 내년까지 2,460만달러에 IBM로부터 넘겨받아 100% 자회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시바는 200억엔을 추가 투자해 대용량 플래시 메모리칩 라인을 갖춰 2001년까지 전세계 D램시장의 10%를, 대용량 플래시 메모리칩 시장의 50%를 장악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도시바는 또 지멘스 및 IBM과 공동 수행해온 D램 개발도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 종료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IBM 대신 후지쓰와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며 히다치는 숙적 NEC와 포괄적 제휴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앞서 히다치는 지난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의 10년간의 공동살림을 청산했다.
한편 요코가와 전기(橫河)도 7일 미 휴렛패커드(HP)와의 합작 사업을 포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요코가와는 HP저팬의 지분 25%를 500억~600억엔에 매각, 완전히 손을 뗄 방침이다. 양사가 설립한 HP저팬은 계측기 부문에서 활발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들어 양사 주력상품인 데이터 처리, 이동통신, 마이크로 칩 부문에서 첨예한 경쟁관계에 놓이게 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업계관계자들은『요코가와와 HP는 미·일 기업협력 성공사례로 뽑힐 만큼 돈독한 사이였다』며『시대적 변화를 거스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일본의 기업들은 90년대 들어 시장 개척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략적인 협력관계 설립과 합작사업 등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시장 환경과 기업의 주력 상품이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잇달아 외국업체들과의 제휴관계를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 문화환경의 차이가 적지 않아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이 이같은 미·일 기업결별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기업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대신 국내 기업과의 새로운 협력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아무래도 기업경영이나 목적이 비슷한 자국기업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의 경제전문가들은『세계적으로 경쟁이 매우 치열한 반도체 업계에서 제휴관계 해소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대만이 최근들어 국내업체들끼리의 합병과 제휴 등으로 덩치를 키우며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높히자 미국기업과의 제휴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일본기업들이 총력을 다히기 위해 결별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음을 입증해 주고 있는 셈이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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