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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통근버스 출퇴근·출장 자제/기업 경비 줄이기 백태
입력1997-12-11 00:00:00
수정
1997.12.11 00:00:00
◎형광등 하나끄기·사보 일시중단도황규헌 삼성생명대표와 이경우 삼성신용카드 대표를 만나려면 통근버스에 오르면 된다. 출퇴근에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임직원들과 함께 출퇴근을 버스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규 현대자동차회장은 고건국무총리, 김수한국회의장, 최종현 전경련회장등 「거물」들에게 큰 「결례」를 범했다. 오는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갖기로 하고 모두 2천명에게 초청장까지 발송했으나 이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현대, 삼성, 대우, LG등 4대그룹의 구내식당에서 하루 소비하는 쌀이 6가마 정도 늘었다고 한다. 샐러리맨들의 긴축때문이다. 기업과 회사원들이 경기침체, IMF시대를 맞아 펼치는 「왕소금작전」의 예다. 기업의 경비줄이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형광등 하나끄기, 장갑빨아쓰기, 머그잔사용하기, 사보발간 일시중단 등 「줄이기·쥐어짜기」에 나서고 있다. 『위기에서는 체면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것이며, 그동안 잔뜩 부풀었던 「복지거품」을 빼는 계기도 되고 있다.
▲줄이고 짜자=「1·3·5」란 말이 유행이다. 삼성이 처음으로 내놓은 것으로 줄이기의 상징이다. 「임원급여 10%, 조직 30%, 경비 50% 줄이기」를 뜻한다. 삼성 발표이후 현대 LG 대우 효성등 거의 모든 그룹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한진은 근검절약을 아예 내년 경영방침의 하나로 내세웠다.
줄이기에는 예외가 없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취임 10주년 기념행사, 박용오두산회장의 취임 1년은 그냥 넘어갔다.
해외출장 중단이나 줄이기도 절약의 중심에 있다. 삼성은 해외출장의 30%를 줄여 연간 1천2백억원을 줄이기로 했고, 현대도 중공업을 필두로 해외출장 30% 줄이기에 나섰다. 코오롱은 국내 출장의 경우 당일완료를 원칙으로 했고, LG패션은 장기근속자에 대한 리프레쉬 해외여행을 금지했다. 신원은 해외광고 촬영을 전면 중단한다는 것을 사장단회의에서 결정했다.
▲쩨쩨해 지자=절약에는 체면이 필요없다. 단돈 1원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줄이자는 운동이 활발하다. 현대중공업은 아침 저녁 제공해온 식사를 중단했고, 목장갑 다시 빨아쓰기, 플러스 펜 깎아쓰기, 전력및 공업용수줄이기 운동도 펴고 있다. 대우그룹은 대우센터내에 있는 3만개의 형광등 가운데 절반을 소등했다.
쌍용자동차도 형광등을 반 껐고, 코오롱은 서치라이트를 꺼 월 1천만원의 전기료를 아끼기로 했으며, 그룹차원에서 송년회금지령을 내렸다. 포철과 쌍용양회는 머그컵쓰기로 종이컵을 추방하고 있고, 남광토건은 부서회식 축소, 고급유흥업소 출입자제를 결의했다.
▲통신거품을 뻬자=통신관련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휴대폰, 삐삐 등 통신이 발달하면서 관련비용도 크게 늘어났다. 경비절약의 1차대상이 되고 있는 것. 코오롱은 114안내를 없앴고, 해태전자는 부서장이하의 직원들에게 지급한 핸드폰을 일괄 반납토록 했고, LG산전은 1인 1대 기준에서 대리이하 2인1대로 줄였고, 그룹차원에서는 업무용 삐삐에 개설했던 음성사서함도 없앴다. 1인당 한달 3천원을 줄이기 위해서다.
쌍용은 휴대폰을 PCS로 바꿔 단돈 1원이라도 아끼기로 했는데 쌍용정보통신은 영업부외에 휴대폰을 모두 회수했다.
▲복지거품을 없애자=삼성의 주요계열사들은 한때 돈을 대주며 장려했던 사외워크샵을 중단했다. 국내 최대기업의 자존심을 버린 것. 반도체로 돈을 긁어모았던 시절에 마련했던 최고 25만원의 치아교정비, 어학학습비, 골프등 체력단련비를 풍성풍성 지급했던 것과 대조를 보인다.
LG 회장실은 부장급의 유류비 10만원을 없앴고, 임직원 결혼기념일에 지급했던 부페티켓 지급도 중단시켰다. 이밖에 상당수 기업들이 임원에게 지급하던 스포츠회원권을 반납토록 했고, 골프회원권을 매도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업무용 차량 2백대 가운데 80대를 처분했으며, 선경은 10부제 도입, 한진은 영업판촉물 전산기자재 정비소모품의 국산품 대체, 2차안가기운동등 음주문화 개선운동에도 나서고 있다.<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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