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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디플레 그림자

14개월만에 0%대 물가 상승… 연 기준도 1.3%로 1999년 이후 최저

근원물가도 '적신호'

12월 1.6%로 상승률 둔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다시 0%대에 진입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1.3%를 기록해 지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그쳤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0.8% 상승해 1999년 9월(0.8%) 이후 15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상승률은 1.3%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대에 그쳤다. 이는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2.5~3.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014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보다 2.0% 상승했고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7%, 생활물가지수는 0.8% 각각 올랐다. 이들 상승폭은 전년보다 소폭 확대됐다. 그러나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9.3% 하락했다. 이는 1990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가장 큰 원인은 유가하락으로 분석된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12월 근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1.6% 올랐다. 일각에서는 근원물가 증가율이 0.3%였던 1999년 비교하면 디플레이션이라고 단정 짓기에 이르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수치를 보면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2%대에 복귀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비슷하게 유지하던 근원물가 상승률은 9월 이후 하락세를 보여 12월에는 1.6%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정부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1999년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강력한 저물가정책이 이어지던 때다. 따라서 현재 저물가 상태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수요부족 현상을 보였던 1999년과 달리 지금은 구조적인 수요부진으로 물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국민경제 전체의 물가수준으로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제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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