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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한다. 또 기존의 틀을 깨고 경영과 연구개발, 제품 등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혁신경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43조원의 투자를 한 삼성은 올해 50조원 안팎을 투입, 이미 글로벌 선두인 전자부문을 더욱 강화시키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금융, 화학, 서비스 분야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의 경우 26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LCD,TV와 휴대폰 시장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선도해나가기로 했다.
삼성의 핵심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64조원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80조원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2 CES'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매출 2,000억달러도 이렇게 가다보면 2015년 전에 되지 않을까 한다"며 2,3년 내에 매출 2,0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들은 중국 등 해외진출을 가속화해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년 하례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해 벽두부터 삼성의 공격경영 포문을 열었다. 이 회장은 "(올해 투자 계획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오히려 투자를 조금 줄여야 하는데 우리 나라 경제 상황을 봐서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해 다른 기업들도 투자를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0년에 36조5,000억원, 지난해에는 43조1,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올해 삼성의 경영 키워드에 대해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연구개발도 많이 할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도록 취업 자리도 많이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 2009년 1만6,700명, 2010년 2만2,500명을, 지난해에는 2만5,000명을 채용했다. R&D에는 지난 2009년 8조8,000억원, 2010년 10조6,000억원, 2011년 12조1,000억원 등을 투자했다.
삼성의 공격 드라이브는 이미 지난해 말 단행한 '201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예고됐다.지난해 501명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인사를 실시, 성과위주의 발탁 인사 기조를 뚜렷이 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을 더욱 분명히 해 임직원들의 정신무장을 단단히 다져놓은 것이다.
공격경영과 함께 삼성이 올해 경영화두로 삼는 것은 바로 '혁신'이다. 이 회장은 삼성 임직원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에서 "기존 틀을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삼성 미래는 신사업ㆍ신제품ㆍ신기술에 달려 있다"며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이며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삼성은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ㆍ빠른 추종자)'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ㆍ선도자)`로 변신해 세계 IT흐름을 주도할 계획이다. 전자부문의 경우 이미 글로벌 톱 기업으로 올라서 더 이상 벤치마킹할 상대가 없는 만큼 스스로의 한계와 타성을 깨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최강자의 지위를 잃지 않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세상에 없는 상품과 서비스를 가장 먼저 내놔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 회장이 실패를 삼성인의 특권이라고 역설한 이유"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은 올해 사회적 책임을 더욱 실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다해야 하며 특히 국민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라고 기업의 사명감을 역설했다.
기업 경쟁력은 기업 내부적으로는 사람과 기술이지만 외부적으로는 사회의 믿음과 사랑에서 나온다는 삼성의 경영철학을 함축한 메시지다. 이에따라 삼성은 올해 일자리 창출과 대-중기 동반성장, 보육사업 등을 더욱 활발히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신수종 사업 어떻게 美 자동차 빅3와 배터리 공동개발 나서 바이오·의료기기 등 M&A 통해 고성장 태양전지·LED는 호황 대비해 선제적 투자 올해로 신수종사업 본격 개시 3년째를 맞은 삼성은 그동안 다진 기반을 토대로 본격적인 육성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는 방침이다. 태양전지와 LED 등이 업황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자동차 배터리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분야는 비교적 순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삼성은 호황을 대비해 태양전지와 LED 등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 동시에 자동차 2차전지와 바이오, 의료기기 등에서는 적극적으로 M&A와 시장 진입을 추진, 본격 성장세를 구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10년 5월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분야에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 5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4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삼성은 지난해 계열사간 교통정리를 통해 사업추진 주체를 정하는 작업을 마쳤다. 태양전지 사업을 삼성전자와 삼성SDI 투트랙 체제에서 삼성SDI로 일원화했다. LED의 주체였던 삼성LED는 올해 삼성전자에 흡수합병한다. 또 신설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제약 분야를 이끈다. 신수종 분야 중 빠른 속도를 내고 있는 부문은 자동차용 2차 전지다. 2008년 7월 삼성SDI는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독일 보쉬와 50%씩 출자해 만든 SB리모티브는 독일 BMW, 미국 크라이슬러, 인도 마힌드라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에게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또 미국 빅3 자동차 업체들과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하기로 했다. 2015년까지 울산공장 생산 규모를 연간 전기차 18만대분(4GWH)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용 2차 전지에서 2020년 매출 10조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제약 사업은 지난해 4월 삼성과 미국 제약업체 퀸타일즈가 합작해 설립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0년 5월부터 인천 송도에 2조1,000억원을 들여 생산시설과 연구단지를 건설 중이다. 또 미국의 바이오젠 아이덱과의 합작법인을 만들어 바이오 제약 사업에 필요한 제품개발, 임상, 인허가, 제조, 판매 역량을 모두 갖췄다. 삼성은 이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바이오시밀러, 즉 복제약 생산에 매진한뒤 장기적으로는 신약개발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복제약 생산을 위해 3만리터급의 동물세포 배양기를 갖춘 1공장이 곧 완공된다"며 "2017년까지 9만리터급 제2공장을 자체기술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전자와 삼성의료원이 추진하고 있다. 2010년 국내 엑스레이기기 제조업체 레이와 초음파 기기 업체 메디슨을 인수했고, 지난 11월에는 심장질환 관련 검사기기업체 넥서스를 사들였다. 삼성은 2020년 10조원의 의료기기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태양전지는 글로벌 불황에다 공급과잉으로 시작부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삼성은 결정형이 아닌 박막형에 집중, 위기를 타개하려고 하고 있다. 공장가동률이 60%를 밑돌고 있는 LED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가 삼성전기의 LED사업부를 흡수합병해 연구개발에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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