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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STX건설, M&A 매물로 나온다

STX(011810)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2년 만에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온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STX그룹 계열사 가운데서는 GS그룹이 인수한 STX에너지(현 GS E&R)와 하림이 사들인 STX팬오션(028670)(현 팬오션)에 이어 세 번째 공개매각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TX건설의 법정관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7일까지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받는다. 법원은 제안서를 제출한 곳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등을 거쳐 이달 중순께 매각주관사를 확정할 방침이다. 주관사 선정작업이 마무리되면 약 한달 뒤 매각공고가 나오게 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매각절차가 진행된다.

STX건설은 STX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STX 칸(KAN)'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운 분양사업을 통해 지난 2012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37위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STX그룹이 경영난에 빠지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은 다른 계열사가 STX건설의 기업어음(CP)을 사들이도록 하는 등의 편법을 동원해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자본잠식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2013년 5월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시 STX건설은 강 전 회장과 두 자녀가 지분 62.2%를 가진 사실상의 개인회사였다.

법정관리 돌입 후 6개월 만에 회생계획안을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은 STX건설은 이후 세 차례의 감자와 두 차례의 출자전환을 실시했다. GS E&R이 19.78%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며 STX중공업(071970)(8.71%), 우리은행(6.92%), STX조선해양(6.26%), 포스텍(6.24%), STX(5.10%) 등이 대주주를 구성하고 있다.



STX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4.7% 증가한 5,88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1,042억원에서 12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같은 기간 동안 4,43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감소했다. 법정관리 이후 과거보다 경영상태가 뚜렷이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비슷한 시점에 중견건설사의 M&A 매물이 한 번에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STX건설에 앞서 매물로 나온 시공능력 순위 25위의 동부건설(005960)은 아직 유력한 인수후보자가 거론되지 않고 있으며, 극동건설의 매각은 본입찰 마감 끝에 불발에 그쳤다. 아울러 남광토건(001260)의 세 번째 매각 시도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견건설사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탓에 적당한 인수후보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주관사 후보군도 STX건설의 M&A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법정관리 매물을 전담하다시피 한 삼일PwC·딜로이트안진·삼정KPMG·EY한영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 모두 아직까지 입찰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건설(NH투자증권·삼정KPMG컨소시엄), 극동건설(EY한영), 남광토건(삼일PwC) 등 다른 중견건설사의 매각 작업도 대형 회계법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대형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 전까지 후보군 사이에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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