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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3일] 채권시장 과열의 진짜 이유

최수문기자 <증권부> 채권시장 과열의 진짜 이유 채권시장 금리에도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국고채 5년물에서 4%를 기준으로 본다. 과거 이 금리가 4%보다 낮았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층 기승을 부린 지난 2008년말에서 2009년 1월 사이였다. 당시 금리는 두달 사이에 무려 2%포인트 가깝게 빠졌고 그해 1월초 3.72%까지 하락했다. 자금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한꺼번에 몰린 결과였는데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았고 실물경기도 회복되고 있다는 일반의 기대와는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상황이 또다시 연출되고 있다. 채권금리가 급락(채권값은 급등)하면서 지난 8월31일 국고채 5년물 금리가 한때 4%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를 투자자들의 ‘과잉반응’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 사정을 감안하면 이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내 나름 안전자산인 채권에 ‘몰빵’하면서 금리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자금이 신용등급이 낮은 불량 회사채에까지 몰리면서 금리가 급락하는 상황이 이를 잘 말해준다. 경기가 나빠지면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저등급 회사채는 회피하는 게 정상이지만 오히려 이들도 무위험의 국채와 같이 금리가 떨어졌다. 그러면 이 같은 투자자들의 과잉반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최근의 상황을 가만히 살펴보면 소위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를 부추기는 측면이 강하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는 옛 말이 있다. 10여년 전 IMF 외환위기를 예고하지 못한 반작용으로 이후에는 조금만 불안한 상황이 돼도 사이렌이 울리곤 했다. 미국 등 선진국도 비슷한 것 같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던 전문가들은 최근 ‘더블딥’이라는 표현을 남발하면서 투자자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경고등 남발이 불러온 부작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나친 불안감 조장은 특정 영역으로의 자금 쏠림을 불러와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요즘 경제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너무 한 쪽 극단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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