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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21C 유통시장 재벌이 뛴다)
입력1997-05-23 00:00:00
수정
1997.05.23 00:00:00
문병언 기자
◎국내 최정상서 세계 초일류로/2003년까지 백화점 23개·할인점 35개 개점/입고·출고·배송까지 물류 전과정 통합운영/러·중 등 잇단 진출… 해외곳곳 “롯데 깃발”롯데그룹은 국내 유통산업의 절대강자다. 지난 79년 서울 중구 소공동 1에 롯데백화점을 개점, 유통업에 첫발을 내디딘 롯데그룹은 한국 유통업의 기수 역할을 해왔다. 총 영업면적과 유통부문 매출액이 국내 기업중 최대다.
롯데그룹은 유통부문을 주력사업으로 선정, 앞으로도 그룹내 모든 역량을 유통에다 쏟아부을 계획이다. 기존 백화점 및 편의점사업 외에 할인점, 카테고리킬러형 전문점, 물류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또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이는 무점포판매에도 눈을 돌리고 통신판매와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쇼핑 사업을 구체화하는 전방위 유통업을 꿈꾸고 있다.
유통업의 집중투자를 통해 국내 유통시장 최정상 자리를 지키는 한편 오는 2003년까지 세계 30대, 초일류 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롯데그룹 유통사업의 핵심은 바로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91년 1조원, 93년 1조5천억원, 95년 2조원의 매출액을 업계 최초로 돌파하는 등 국내 유통산업을 주도해왔다. 지난해에는 2조8천억원의 매출로 2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유통공룡」이다.
롯데백화점은 대기업들의 유통업 신규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다국적 거대 유통업체들의 상륙 및 다점포화가 본격화하는 등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 수성은 물론 더 나아가 대도약을 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마련한 성장전략의 골격은 크게 다점포화, 경영다각화, 국제화 3가지다. 다점포화 전략은 오는 2003년까지 백화점 23개, 할인점 35개를 개점해 전국적인 체인망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점포의 서울 치중에서 탈피, 전국 구석구석까지 롯데의 깃발을 꽂겠다는 것이다.
이는 유통이 바로 입지산업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유통시장이 업태간, 국내외 업체간의 무한 복합경쟁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목이 좋은 부지를 먼저 차지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의 경우 기존 6개 점포 외에 서울과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17개의 점포를 순차적으로 오픈한다. 현재 9개 점포의 공사를 진행중이다.
올 10월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보라매점이 가장 먼저 문을 연다. 보라매점은 백화점과 할인점이 함께 들어선다. 내년에는 광주시 구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짓고 있는 광주점이 6월, 경기도 일산점은 10월, 대전점은 12월에 속속 문을 연다. 99년에는 울산점과 인천점, 2001년에는 대구점과 서울 미아점 오픈이 각각 예정돼 있다. 점포 광역화의 일환으로 특히 지방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95년말 지방 1호점인 부산점을 개점한데 이어 광주 대전 인천 울산 전주 대구 창원 등지에 이미 부지를 확보해 놓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다점포화와 더불어 업태 다각화 차원에서 할인점 사업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 후발 주자들의 강력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신업태인 할인점, 카테고리킬러형 전문점사업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이 처음으로 선보일 할인점은 올 10월 오픈하는 서울 보라매점에 들어선다. 2개층을 슈퍼센터로 꾸밀 방침이다. 또 내년초에는 울산과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21에 단독 할인점을 잇따라 개점한다. 할인점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확대 운영중이며 백화점과는 별도의 물류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2003년에는 23개의 백화점과 35개의 할인점에다 다수의 카테고리킬러형 전문점까지 확보, 전국 반나절 상품서비스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할인점을 쌍두마차로 내세워 국내 유통시장을 무난히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롯데백화점은 경영다각화의 일환으로 신용판매부를 비롯한 5개 특수부서를 내년부터 별도 법인화해 사업영역을 확대한다. 카드금융, 전문 디자인, 패션어패럴, 물류시스템, 통신판매 및 전산정보회사를 각각 별도법인으로 세워 성장발전시킬 방침이다.
패선어패럴회사 설립은 백화점의 매출구조가 할인점과 중복되는 가정용품·공산품·식품등의 매출이 급속히 감소하면서 패션중심으로 옮겨갈 것에 대비한 것이다.
또 카드금융은 현재 외상구매의 역할에 그치고 있는 자사 롯데카드의 기능을 현금입출금, 대출까지 확대해 매장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사업으로 그룹 차원에서 추진중이다.
롯데백화점은 게다가 유통시장의 완전개방에 따른 국내외 업체간 자유경쟁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 역진출, 종합유통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러시아·중국·베트남 등에 백화점을 세우기로 하고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중 러시아의 경우 로고바스그룹과 합작으로 모스크바시내의 뉴아르바트거리에 6만∼7만평 규모로 호텔 오피스빌딩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복합타운을 건설, 진출한다.
현재 미국 LA 및 뉴욕, 일본 도쿄 및 오사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벌이고 있는 해외 통신판매사업도 활성화, 통신판매 대리점 및 상품대리점을 세계 각지로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해외 유통업체와의 합작사업도 다각적으로 모색중이다.
롯데그룹은 또 지난해 10월 물류 전문회사 「롯데로지스틱스」를 설립했다. 이는 그룹 계열사들의 물류비 절감과 함께 유통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의 롯데리아가 7억6천5백만원(51%), 일본의 삼정물산이 7억3천5백만원(49%)을 투자한 롯데로지스틱스는 선진국형 물류시스템 및 노하우를 개발, 각 계열사별로 이뤄지고 있는 물류를 통합, 운영하게 된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자동화시설을 갖춘 종합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메이커와 소매점간 모든 상품을 직접 연결하고 입고에서부터 소분, 출고, 배송 및 상하차 등의 물류 전과정을 표준화, 시스템화한다.
유통사업에 사활을 걸고 전력투구하고 있는 롯데그룹이 다가오는 21세기에도 현재의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지, 특히 외국 업체들의 시장잠식을 얼마나 견제할지, 그 결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문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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