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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메인]송승철 한불모터스 사장

송승철(55ㆍ사진) 한불모터스 사장은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는 매사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모자라 평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부분까지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간다. 기자 입장에서는 인터뷰하기 좋은 대상이다. 거침없는 표현이 그대로 언론에 실려 곤혹스러운 적도 있을 법하지만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불 같은 성격과 한번 마음먹은 것은 해내고 마는 추진력, 이런 점들이 그가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수입차 시장에서 25년 넘게 꿋꿋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한 힘이다. 송 사장은 윤대성 수입자동차협회 전무,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등과 더불어 국내 수입차 업계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수입차 1세대로 산전수전 다 겪어왔지만 본인이 먼저 자동차 분야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송 사장이 첫 직장인 코오롱상사에서 수입차 업무를 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1980년대 초만 해도 무역회사에 많이 들어갔지요. 코오롱상사에 1981년 입사해 외환ㆍ국제금융일을 5년간 했는데 1986년에 자동차사업부가 생기면서 BMW의 수입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한 거죠.” 그 일을 계기로 지난 1991년까지 BMW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가 1993년부터는 사브의 공식 수입원인 신한자동차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했다.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사브를 맡아 사브 9000 모델을 단일 모델 판매 1위까지 올려놓은 그의 이력은 지금도 업계에서는 자주 회자된다. 송 사장은 그저 “운이 좋았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수입차 시장이 외환위기로 얼어붙으면서 송 사장도 잠시 자동차 업계를 떠났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송 사장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무렵인 2000년, 푸조의 수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는 “푸조는 유럽의 대표적인 브랜드지만 동부그룹이 수입하던 판매망이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외환위기를 겪으며 끊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으로 나선 송 사장은 수입차 시장에서의 경험과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워 프랑스 본사로부터 어렵지 않게 허락을 받았다.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가 싶었지만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그는 “프랑스는 대부분이 가톨릭인데 일하고 있던 평화자동차가 통일교 산하 그룹이라 본사에서 부담스러워 했다”며 “특정 종교를 배척하는 게 아니지만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직접 회사를 차리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차린 회사가 한불모터스다. 그는 “이름이 단순하죠? 한국과 프랑스. 그냥 쉽게 지었다”며 웃어 보인다. 대부분의 수입차 회사가 본사에서 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법인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푸조를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는 송 사장이 오너로 모든 것을 책임진다. 송 사장은 “단순히 판매법인인 다른 브랜드와 달리 당장의 판매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송 사장은 경험을 살려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확충에 초기부터 주력했다. 2006년 화성에 지은 PDI(출고 전 검사)센터는 다른 수입차 회사들과 달리 별도의 업체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고 있다. 2010년 2월에 문을 연 성수동 서비스센터는 얼마 전까지 국내 최대 규모였다. 푸조의 브랜드파워나 판매량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고객 우선’이라는 신조로 만들었다. 성수동 본사 사옥은 판매량에 따라 서비스센터를 늘릴 수 있도록 설계된 첨단 건물이다. “제가 책임 지고 회사를 운영하니까 오히려 선제적인 투자를 많이 할 수 있어요. 판매법인이라면 건물을 임대해서 회사를 운영하고 많이 팔기만 하면 되죠. 그러다 보니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최근에 와서야 다들 서비스센터 늘리고 그러는 겁니다.” 화제를 돌려 최근 수입차 시장의 판촉경쟁에 쓴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요즘 일부 업체들이 판매대수를 늘리려고 할인을 1,000만원도 해주고 그러는데 기존 고객들은 그럼 뭐가 됩니까? 자기들 이익을 위해 고객들을 무시하는 거죠. 무책임한 자세예요.” 당장 차 값을 더 깎아 차를 많이 파는 것보다 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 고객에게도 변함없는 만족을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이런 그의 생각은 점차 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브랜드 도입 초기인 2003년 156대였던 푸조의 국내 판매량은 올해 3,000대에 육박하고 있다. 송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2년간 주춤하느라 회사도 어려웠지만 점차 회복됐고 이 정도면 목표대로 가고 있다”며 앞으로 더 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의 능력은 본사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올해 1월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푸조 임포터 대회에서 ‘올해의 임포터’상을 받았는데 전세계 사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장 바로 옆에 앉았다”고 자랑했다. 이렇게 송 사장의 능력을 인정한 푸조시트로엥그룹은 시트로엥 브랜드의 한국 수입권도 한불모터스에 줬다. 그는 시트로엥 브랜드 도입 과정의 해프닝도 소개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사와 마지막까지 경쟁을 했는데 음해성 루머가 시장에 퍼졌습니다. 판매량을 부풀리고 재고량을 속였다고 해서 PDI센터에 와서 직접 차량 대수를 세기도 했죠. 앞서 말했지만 우리는 차를 억지로 더 파는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우리가 수입하기로 결정됐습니다.” 푸조와 시트로엥을 한 국가에서 동시에 수입하는 회사는 이스라엘과 우리나라뿐이다. 송 사장은 “원래는 올해 시트로엥을 출시하려고 했는데 본사와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려 미뤄졌다”며 “딜러도 정해졌고 내년 초에 DS3를 시작으로 국내에 론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50대 중반의 어엿한 최고경영자(CEO)임에도 남들과 다른 점이 많다. 일단 골프를 하지 않는다. 그가 좋아하는 운동은 야구. 소문난 야구광이다. 첫 직장에서도 사내 야구팀을 만들었고 한불모터스를 설립한 후에도 회사가 자리를 잡자 야구팀을 창단했다. 그는 “한창때 토요일에는 회사 직원들과, 일요일에는 개인적으로 가입한 사회인야구 팀에서 시합을 했다”며 “전에는 유격수나 3루수를 주로 봤는데 이제 순발력이 떨어져서 주로 2루수를 맡는다”고 말했다. 야구와 함께 등산도 그의 취미 중 하나다. 송 사장은 기사도 따로 두지 않는다. 차는 직접 운전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요즘은 508 e-HDi와 3008을 타는데 밟는 대로 잘 나가고 힘이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직접 차를 운전해 여의도에서 성수동 본사까지 출퇴근하다 보니 얼마 전에는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집 근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데 알고 보니 거기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주유소더라고요. 국회의원들이 주로 넣어서 그렇다는데, 아이고 진작에 알았으면 거기서 안 넣는 건데….” 직원들과도 예고 없는 저녁을 하며 막걸리나 맥주잔을 기울이고는 한다는 송 사장은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작지만 강한 회사,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사진=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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