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하나카드 등 카드사들은 새로운 둥지 찾기에 여념이 없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수용하는 만큼 공간 부족을 호소해왔다. 아울러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의 임대료가 상당해 건물을 매입해 입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고정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이유로 신사옥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신사옥 매입을 추진해왔다"면서 "금리가 낮아 대출을 받고 건물을 사들이는 것이 수익성이 악화하는 현 시점에서 장기적으로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도 하나SK·외환카드 통합을 맞아 공간 부족으로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 두 개 본부가 지난 1일부터 새로 입주하게 됐다. 이로써 하나카드는 중구 다동 하나카드 본사를 포함해 중구 한외빌딩, 서초구 방배사옥 등을 포함해 총 네 곳에 둥지를 틀게 됐다.
KB국민·씨티·부산·광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일찌감치 본사 이전 및 매각 준비에 한창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서울 명동, 여의도 등지에 흩어져 있는 본사를 한데 모은 통합사옥을 짓는 방향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임기 중 통합사옥을 위한 첫 삽을 떴으면 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경우 서울 다동 사옥을 매각하고 본점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은행은 부산 범일동 시대를 마감하고 문현동에 새 둥지를 틀었으며, 광주은행은 서울 다동 국제빌딩의 서울 영업부를 여의도 전북은행 사옥으로 옮길 계획이다.
보험사들도 분주하다. 다만 모그룹이나 그룹 계열사가 소유한 건물의 공실을 메꾸기 위함이라는 이유에서 양상은 다소 다르다. AIG손해보험은 내년 상반기 여의도 '투(Two) IFC'로, 미래에셋생명도 여의도 사옥에서 강남구 삼성동 일송빌딩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모그룹 AIG 내지, 미래자산운용이 소유한 건물의 공실률 해소를 위해 사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MG손해보험은 서울 선릉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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