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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금강산·개성·백두산 잇는 北 평화관광 실크로드 만들것"


지난해 10월 중순. 윤만준(61ㆍ사진) 현대아산 사장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서 광화문으로 향했다. 금강산으로 출발하는 관광객들을 직접 배웅하기 위해서다. 당시 북핵사태 등으로 관광객이 뚝 끊겨 사업 자체가 존폐위기에 놓이자 고심끝에 나온 윤 사장의 아이디어였다. 관광객의 손을 부여잡고 “단 한명이라도 금강산에 모시고 가겠다”고 말하던 그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엿보일 정도였다. 그로부터 1년여가 흐른 지난 17일 저녁. 금강산 관광 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윤 사장은 온정각에서 북측 파트너인 장우영 명승지 종합개발지도국 총국장과 함께 춤을 추며 줄곧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윤 사장은 이어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까지 관광코스에 포함시키도록 북한측에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주변에선 신중하기로 유명한 윤 사장이 대북사업에 강한 자신감이 붙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현대의 대북사업을 이끌고 있는 윤 사장은 최근 2년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험난한 여정을 겪었다. 한때 북측으로부터 기피인물로 지목돼 방북 자체가 금지되는가 하면 관광객이 감소해 구조조정에 내몰리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이처럼 갖은 우여곡절을 겪은 윤 사장이지만 올해엔 대북 관광사업이 술술 풀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맞고 있다. 금강산 관광객은 지난달 6만명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그룹의 숙원사업이던 백두산 관광도 내년 5월부터 막이 오르게 된다. 3년 연속 흑자라는 값진 성과를 내기도 했다. 모처럼 맞은 순풍 탓인지 요즘 현대아산은 물론 그룹 전체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져 보일 정도다. 다음달초 시작될 개성관광 준비작업에 분주한 윤 사장은 “금강산 9주년을 맞아 올해는 정말 좋은 일이 많았다”며 “남북의 평화와 상생이라는 특별한 목표와 가치를 지닌 경협사업이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는 국민 모두의 바람이 큰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지난 9년간 금강산 관광사업을 하면서 회사가 거의 문닫아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맞기도 했다”면서 “그동안 인내하고 노력한 결실이 개성ㆍ백두산 관광으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사장은 또 “지난 98년 첫 금강산 관광선이 출항했을 때 모든 국민이 환호했던 기억을 항상 가슴 속에 안고 산다”면서 “아직도 그런 환호했던 감격은 국민 가슴속에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라도 대북 관광사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미래를 낙관했다. 이번 관광사업 확대는 현대로선 제2의 도약의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사장은 “동해의 금강산, 서해의 개성, 북쪽의 백두산을 꼭지점으로 하는 평화관광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며 “비로봉과 칠보산, 묘향산 등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향후 구상을 내비쳤다. 이제 북한 관광상품의 구색이 어느 정도 갖춰진 만큼 탄탄한 내실을 갖추고 한마디로 ‘돈되는 장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년은 여러모로 현대아산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 해다. 금강산 관광이 10주년을 맞는데다 백두산에도 처음으로 관광객이 오르게 된다. 사업 초기 장담했던 금강산 관광객 50만명 시대도 내년엔 가능할 전망이다. 윤 사장은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현대아산의 진로에 질적 발전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대아산은 건설사업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윤 사장은 “현대는 이미 북한과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협의한 상태이지만 정부의 승인 아래 참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성-신의주 철도, 해주특구 개발 등에 우선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대측에 북한 SOC 참여를 적극 권장하는 등 잔뜩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 사장의 고민은 새로운 수익모델의 발굴이다. 관광사업ㆍ개성공단 이외에 영화 등 문화사업이나 유통ㆍ건설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보다 폭넓은 수익구조를 갖춰 하루빨리 그룹에서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대북사업의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외화내빈이 아니라 내실있게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때문에 그는 취임 이후 줄곧 시스템 경영과 투명경영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남다른 사명감을 불어넣는데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 사장의 꿈은 “한민족의 자랑인 금강산을 전 세계인이 찾고 싶어하는 국제적 명소로 키워 나가는 것”이다. 아울러 개성공단에 이은 제2, 제3의 남북경협모델을 창조하고 남북 상생에 기여해야 한다는 과제가 그의 어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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