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성능이 한결 개선된 친환경 차량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하이브리드차ㆍ전기차ㆍ수소연료전지차 등 세 가지 카테고리의 차종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블루 드라이브(현대차)' '에코 다이내믹스(기아차)'로 명명된 친환경차 로드맵을 한 걸음 진전시킨다는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친환경차 로드맵을 최근 공개했다.
우선 현대차는 내년 초 K7과 그랜저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두 차량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버전 역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또 오는 2015년 중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인다. 현대ㆍ기아차는 현재 K5ㆍ쏘나타ㆍ아반떼ㆍ포르테 하이브리드 등 4종의 하이브리드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앞서 출시했던 i10이나 레이 전기차의 경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을 만큼 시장의 반응이 미미했다. 하지만 점차 충전 인프라 등이 확산되면서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의 '쏘울' 전기차 버전은 당장 내년 상반기에 탈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3년 간 840억원이 투입되는 전기자동차 국책사업에 참여하면서 준중형급 전기차 핵심 부품ㆍ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2016년께 1회 충전으로 200㎞ 이상 주행할 수 있고 가속성능 11.5초, 충전시간 완속 5시간ㆍ급속 23분 이하의 아반떼급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수년 후에는 현대ㆍ기아차의 친환경차 로드맵에서 수소연료전지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단기적으로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가 어려워 200㎞ 이상 장거리 운행이 어렵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500㎞까지 가능하다"며 "다만 어느 쪽이 더 시장성이 클지는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 쪽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수소연료전지차인 투싼ix FCEV 양산을 시작했으며 일반 소비자 대상의 시판 여부는 미정이지만 2015년까지 1,000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 '모하비'를 개발해 양산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만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수입차의 공세가 만만찮다. 차종 역시 수입차가 다양하다. 한국토요타의 경우 캠리 하이브리드, 렉서스 등 7종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렉서스 RX450h와 ES300h가 올해 각각 1,828대, 1,532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프리우스도 830명이 넘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그 외 BMW·포드·혼다·포르쉐 등 다른 주요 수입차 브랜드 각각 2~3종의 하이브리드 차를 가지고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특히 BMW는 아직 판매량이 5~20대 수준이지만 올해만 액티브 하이브리드3ㆍ7 등 2개 차종을 새로 출시했다. 2006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 불과하던 하이브리드 차량은 지난해 말 4.8% 수준까지 급증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측은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전 차종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반격'의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현대차는 가솔린ㆍ에탄올을 함께 연료로 쓰는 가변연료자동차 등 대체 연료 자동차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2011년에는 투싼 가변연료자동차를 브라질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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