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을 올해 말 저장성 국제무역그룹과 합작 생명보험사를 설립한다. 자본금 5억위안(약 900억원)을 절반씩 나눠 투자하지만 일상경영과 보험영업은 대한생명이 담당한다. 교보생명도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최대 보험사인 차이나라이프 연수단이 인력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교보생명을 방문했다. 교보 측은 차이나라이프와 핵심 인재에 대한 상호교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중국통'인 박근희 사장 취임 이후 중국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손해보험사도 마찬가지다. 현대해상은 올 초 칭다오 등에 지점을 추가로 낼 예정이며 삼성화재도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캐피털사들도 줄지어 중국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캐피탈은 올해 중 리스시장 공략을 목표로 중국에 진출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롯데캐피탈도 지난해 7월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앞서 중국시장에 진출한 효성ㆍ두산캐피탈 등도 중국 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사와 캐피털사들이 중국시장을 노리는 것은 국내시장의 포화상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금융당국이 여전사의 레버리지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금융사 규제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
반면 중국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중국 보험시장은 생명보험의 경우 수입보험료 기준 세계 5위 수준으로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손해보험도 성장률이 연평균 26%에 달한다. 리스 등 캐피털 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캐피털사 대표는 "국내시장의 경쟁이 심해져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중국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리스 영업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장성만 바라보고 무턱대고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중국 역시 금융당국의 규제가 최근 세지고 있는데다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예상 외로 비용이 많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영업의 경우 글로벌 금융사들이 이미 중국 현지에 모두 진출해 있어 이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형편이다. 사전 시장조사와 치밀한 계획 없이 '묻지마 식'으로 중국에 나갈 경우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2금융권에서 중국시장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 이미 글로벌 금융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경쟁이 쉽지는 않다"며 "수익모델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안제시가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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