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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강달러에 원자재값 폭락… 투자상품 손실도 눈덩이

원유·농산물·금 투자 펀드

연평균 수익률 -15% 넘고 은 DLS 등 손실상환 이어져

전문가들 "당분간 약세 지속"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이들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 상장지수펀드(ETF), 파생결합증권(DLS) 등 금융상품의 손실이 증폭되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원자재펀드 38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1.77%를 기록했다. 유형별로 농산물에 투자하는 펀드가 평균 3.26% 떨어져 가장 손실이 컸으며 금을 비롯해 구리 등 금속 관련 펀드도 2.52%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원자재펀드의 연간 평균 수익률은 -15.08%로 2·4분기 글로벌 증시 급락을 경험했던 해외주식형펀드(-5.25%)보다도 나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원자재 ETF의 성과도 대부분 마이너스였다. 최근 원유 가격이 다소 회복되면서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ETF[원유-파생]'만이 최근 한 달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가장 수익률이 악화된 상품은 천연가스 ETF와 콩선물 ETF, 은선물 ETF로 -5%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만기를 앞둔 귀금속 DLS도 손실 상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에 발행한 금은 DLS의 경우 최초 기준가격이 금은 트레이온스당 1,760달러, 은 가격은 34달러선이었는데 현재 국제 금과 은 가격은 각각 1,140달러와 15달러 수준으로 기준가격 대비 36%·56% 하락했다. 대부분의 DLS 원금손실구간이 최초기준가격의 50~60% 선임을 고려하면 은 가격은 이미 원금손실구간의 깊은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금 가격도 하락했지만 은 가격의 하락폭이 더 컸다"며 "연말까지는 전반적인 약소 기조가 예상돼 손실을 보는 상품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자재 관련 금융상품들이 손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다. 원자재 '블랙홀'인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성장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감소에다 미 달러 강세까지 겹쳐지면서 원유·귀금속·구리·곡물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연초 대비 4% 이상 하락했으며 전기동은 올해 초보다 -17%, 대두는 -15%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금 가격은 미국의 금리인상 연기 이후 다소 상승세를 보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연내 금리인상 발언이 쏟아지면서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성장둔화 우려와 선진국 증시 불안은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하지만 최근 연준 인사들이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달러화 가치 상승의 영향으로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약세를 이끌었던 재료가 여전한 만큼 당분간은 전반적인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각 원자재를 둘러싼 환경이 저마다 다른 만큼 원자재 상품 투자자들은 각 상품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자세히 검토한 후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예컨대 농산물의 경우 미국의 옥수수·대두 수확기가 다가온다는 리스크(위험)가 있지만 엘니뇨 현상에 따른 공급감소 우려도 있는 만큼 이들 변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금은 등 귀금속의 경우 글로벌 경기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귀금속 수요가 많은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향후 가격변동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동결로 귀금속 가격만 상승했다"며 "하지만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그대로인 만큼 전반적인 약세 기조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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